터키 수도 한복판서 아리랑 플래시몹

터키 수도 앙카라 한복판에서 한국인과 터키인이 어우러진 아리랑 플래시몹이 펼쳐졌다.

14일(현지시간) 오후 앙카라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앙카몰에 징소리가 울리자 플루트를 타고 아리랑 가락이 흘러나왔다.

바이올린과 첼로, 기타, 트럼펫 등의 악기를 든 연주자들도 한명씩 모여들더니 이내 작은 오케스트라가 꾸려졌다.

오케스트라의 아리랑 연주가 끝나자 이번에는 터키 여성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라고 노래를 부르며 등장했고 쇼핑객처럼 서 있던 터키인들이 입을 모아 아리랑을 합창했다.

주말을 맞아 쇼핑하러 나왔던 앙카라 시민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주위를 여러 겹 둘러쌌으며 연주가 끝나자마자 우렁찬 박수를 보내며 앙코르를 요청했다.


연주자와 합창단 200여명은 다시 한 번 아리랑을 불렀고 시민 500여명은 처음 듣는 선율이었지만 따라 부르기도 하면서 공연을 즐겼다.

이날 플래시몹은 앙카라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이원호씨가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이씨 등 한국 교환학생 14명은 민간 외교관으로 한국 문화를 터키에 알리자고 뜻을 모아 지난달부터 이번 행사를 준비했으며 많은 터키인이 동참했다.

앙카라 가지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연주를 맡아줬고 앙카라 성인 합창단도 나섰으며 터키의 최대 한류 팬클럽인 코리아팬스 회원들도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이었다.

앙카라 한국문화원도 이들이 연습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아리랑을 선창한 코리아팬스 운영진 부세 하슬라만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인과 터키인이 동양과 서양의 악기로 아리랑을 합주해 서로 형제가 됐다"며 "K팝 말고도 한국 전통문화가 터키에 많이 알려지는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을 마치고 쇼핑몰 밖에서 양국의 문화를 비빈다는 취지에서 비밤밥 시식회도 마련했다.

이원호씨는 "비빔밥도 반응이 좋아 추운 날씨에도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다"며 "터키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여줘 뿌듯했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