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야당간부 사형 계기 유혈충돌…5명 사망

방글라데시 당국이 1971년 독립전쟁 당시 학살을 저지른 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한 야당 간부를 사형집행한 데 대해 야당 지지자들이 반발, 여당 지지자들과 충돌하면서 5명이 사망했다.

방글라데시의 최대 이슬람 정당이자 야당인 자마트 에 이슬라미(이하 자마트) 지지자들은 이 당의 간부인 압둘 카데르 몰라(65)가 사형된 다음날인 13일(현지시간) 수도 다카 등 주요 도시에서 거리로 뛰쳐나와 당국의 사형집행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현지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여당인 아와미연맹 지지자들과 충돌, 자마트당 지지자 3명과 아와미연맹 지지자 2명 등 모두 5명이 사망했다.

분노한 자마트당 지지자들은 기차역에 화염병을 던지는가 하면 여당 지지자 소유인 기업체 건물과 주택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자마트당 지지자들은 전범재판소 판사의 집에 방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집권 첫해인 2009년 설립한 전범재판소는 지금까지 몰라 등 5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몰라는 이들 중 처음으로 사형 집행을 당했다.


몰라는 독립전쟁 기간 독립에 반대하는 친(親) 파키스탄 민병대를 이끌면서 대학교수, 의사, 작가, 언론인 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카 인근의 미르푸르에서 민간인 350여 명을 살해하고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받았다.

자마트당은 사형집행 후 몰라에 대한 사형선고는 정치적 동기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오는 15일 총파업에 돌입하자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전범재판소가 사형선고를 처음 내린 지난 1월 이후 자마트당 지지자들이 반발하면서 야기된 충돌로 지금까지 230여 명이 사망했다. 이는 방글라데시가 독립한 이후 최악의 폭력사태로 기록됐다.

당국에 의해 올해 불법화된 자마트당 지지자들이 몰라에 대한 사형집행을 계기로 또 반발에 나서면서 방글라데시의 정국 혼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 등 18개 야당은 공정한 총선을 위해 중립적 인사들이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구성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총선에 불참키로 했다.

반면, 지난 10일 밤부터 다카의 한 광장에 텐트를 치고 운집해 있는 아와미연맹 지지자 수천명은 몰라의 사형집행 소식에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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