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사오양(邵洋)은 12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외신 기자단 송년행사에서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증거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13일 전했다.
이는 화웨이가 그동안 미국을 상대로 정면 대응을 자제해 온 것과는 다른 기류다.
사오양은 미국 당국이 화웨이 제품을 채택하지 말 것을 건의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이 신중한 평가를 거쳐 화웨이 제품을 쓰는 것이 현실이라고도 강조했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라고 지칭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7월 호주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적어도 화웨이는 자사가 설비 구축에 참여한 외국 통신시스템의 은밀하면서도 광범위한 정보를 중국 당국과 공유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LG유플러스가 이 회사의 기지국 장비를 도입하기로 하자 미국 당국과 정치권이 화웨이의 장비가 미군 주요 인사들의 네트워크를 도청하고, 미국과 동맹국의 통신 내용을 감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등 논란이 커졌다.
화웨이는 세계 2위 통신장비 업체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소비재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사오양은 이날 휴대전화 등 자사 주력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화웨이 제품을 고급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히는 등 향후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화웨이가 증시에 상장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회사 경영과 관련해 외부 '입김'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