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정치 중립은 법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상의 문제다"
국정원이 어제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에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혁안을 보고하면서 남재준 원장이 한 말입니다.
이 얘기는 "국정원은 운영만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법 개혁까지도 필요 없다"는 안이함으로 받아들여지는데 '국정원이 정말 개혁 의지가 있나?'하는 의문이 듭니다.
대선 개입으로 지난 1년 내내 온 나라를 벌집 쑤신 듯해 놓은 국정원, 궤변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와 자기반성이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단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북한이 어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에게 사형을 판결한 뒤 곧바로 형을 집행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 서울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는 등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 철도노조 파업이 닷새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물류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 검찰이 연예인 수십 명이 연루된 성매매 사건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재력가와 연결된 유명 연예인 성매매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 우체국 특송 해외택배로 전자 부품을 보냈지만, 보낸 물건이 쓰레기로 둔갑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고령화로 '실버시장'이 확대되면서 노인들을 등치는 허위ㆍ과장 광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북한, 장성택 전격 처형>
장성택은 판결 직후 곧바로 처형됐습니다.
구용회 기자의 보돕니다
= 북한이 "어제 장성택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장성택에 대한 특별군사재판이 어제 진행됐다"며 "공화국 형법에 따라 사형에 처하기로 판결했고 판결은 즉시에 집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문명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게 판결 즉시 전격적으로 사형이 집행된 겁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특별군사재판에서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서 장기간 불순세력을 규합하고 분파를 형성해 국가전복 음모의 극악한 범죄를 감행한 피소자 장성택의 죄행에 대한 심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장성택의 일체 범행은 심리 과정에 100% 입증됐고 장성택 본인도 시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장성택은 일찍부터 당과 국가의 책임적인 직위에 등용되는 등 김정은의 은덕을 가장 많이 받았는데도 인간적 도리를 저버리고 반역행위를 감행했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특별 재판부는 특히 "장성택이 중앙기관과 산하 단위기구를 대대적으로 늘리면서 누구도 관여하지 못하는 소왕국을 만들어 놨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전격 처형한 것은 강압통치와 유일 독재체제를 더 강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철도 파업 닷새째, 물류 비상>
기관사들의 피로 누적 등으로 KTX와 수도권 열차 운행 횟수가 더 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양수 기자의 보돕니다.
= 철도노조 파업 닷새째인 오늘까지도 노사가 한 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파업 이틀째부터 화물열차 수송율이 30%대로 떨어져 산업 현장마다 물류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설주의보 속에 눈까지 내리면서 육로 운송도 여의치 않은 상태입니다.
시멘트나 석탄 등 원자재가 필요한 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시멘트 출하 물량은 평소 대비 30%까지 줄어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기관사들의 피로 누적 탓에 근근이 정상 운행됐던 KTX와 수도권 전동열차, 통근열차 등의 운행 횟수 축소도 불가피해 보입니다.
코레일은 오늘 장기간 파업에 따른 인력 피로 누적과 주말 고객 수요를 고려해 열차 운행 계획을 재조정할 방침입니다.
<또다시 터져 나온 연예인 성매매 의혹>
그동안 음지에서 전해져 온 연예인 성매매 의혹이 사실로 알려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 CBS노컷뉴스 조은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이번에 불거진 연예인 성매매 의혹은 어떤 내용입니까?
=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유명 연예인 수십 명을 동원해 성매매를 알선한 브로커와 이에 연루된 연예인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성매매에 동원된 여성 연예인 중에는 미인대회 출신을 비롯해 유명 탤런트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들이 브로커를 통해 재력가들에게 성매매를 하고 그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그동안 연예계에선 성 접대, 스폰서 같은 루머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는데 2009년 사망한 배우 장자연 씨 사건을 비롯해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죠?
= 성 접대와 스폰서 문제는 연예계 대표적인 병폐로 꼽힙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고 장자연 씨의 경우 사망 전 유서에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는 글을 남겨 놓았습니다.
당시 유서에는 장 씨가 성 접대한 언론사 대표, 방송사 PD, 기업체 대표 등의 실명이 적혀 있어 충격을 안겼습니다.
이처럼 아직도 많은 연예인이 성 접대 유혹을 받고 있고 실제로 성 접대 자리에 나간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우 김부선 씨와 일본인 방송인 사유리 씨의 경우 실제 성 상납 제의를 받았으며 이를 거절했더니 출연에 제약을 받았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습니다.
▶ 반복되는 연예계 성 스캔들, 왜 계속되는 걸까요? 뿌리 뽑을 수는 없는 걸까요?
= 연예계에서도 성 스캔들을 근절시키기 위해 나름의 자정 노력을 하고 있고 예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얘기합니다.
다만, 일부 잘못된 생각을 가진 매니저나 스타가 되고 싶어하는 연예인 지망생들, 혹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흘러간 옛 연예인들이 성매매, 혹은 성 접대에 나서면서 이런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검찰 조사의 대상이 된 몇몇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 지난 몇 년간 별다른 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유혹에 시달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성 상납 제의를 받았다고 고백한 방송인 사유리 씨는 "많은 연예인 지망생들이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접대 자리에 가는 것 아니냐"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연예인 성매매 사건 외에도 올해 유난히 연예계에 사건ㆍ사고가 많지 않았습니까? 요즘 연예계 분위기가 뒤숭숭할 것 같은데요.
= 보통 '11월 괴담'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나는 11월부터 연예계 크고 작은 사건이 확대 보도되면서 이런 말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올해는 11월을 넘어 12월이 됐는데도 프로포폴, 도박사건 등이 이어졌고 여기에 성매매 사건까지 겹치면서 연예계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검찰이 일부러 연예 가십으로 국정과 관련된 이슈를 덮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보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개혁과는 거리 먼 국정원 '셀프' 개혁안>
최인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국회 정당 언론사에 대한 IO, 국내 정보관이죠, IO 상시 출입 제도를 폐지한다고 했다"
국회 국정원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문병호 의원이 전한 국정원의 자체 개혁안 일부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난 3일 여야가 "정부기관 출입을 통한 부당한 정보활동 통제"라고 합의했던 연내 입법화 사항에 못 미칩니다.
국정원이 밝힌 상시 출입 폐지가 실제 출입 금지인지조차도 불분명합니다.
정치 관여 지시에 대해서는 거부할 수 있고, 내부 고발자의 신분 보장 조치를 취하기로 했던 여야 합의 내용도 이번 국정원 셀프 개혁안에는 빠졌습니다.
대신 모든 직원이 정치 개입 금지를 서약하는 것을 제도화하겠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입니다.
"그동안 서약을 하지 않아서 불법선거에 개입했나? 여야 합의안에도 현저히 미달하는 함량 미달 내용이다"
댓글 작업으로 문제가 됐던 심리전 활동은 지속하겠다는 게 국정원의 굽히지 않는 입장이고, 국회의 예산 통제권 강화 방침에도 국정원은 반대했습니다.
양당 합의 사항과 동떨어진 자체 개혁안에 민주당은 "쥐꼬리 개혁안"이라고 혹평했고, 새누리당은 "노력과 고민은 엿보인다"면서도 "야당과 입장 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논의 가능성을 열어 뒀습니다.
<우체국 특송 해외택배, 받아 보니 '쓰레기'>
▶ 우체국 해외 특급우편으로 보낸 물건이 쓰레기로 바꿔치기 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곽인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30살 이 모 씨는 황당한 일을 당했습니다.
지난달 우체국 특급우편 즉, EMS로 중국으로 전자부품 등 물품을 보냈지만, 도착한 상자에는 쓰레기만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열흘 뒤 보낸 물건 역시 고장 난 스피커와 깨진 액정 등 쓰레기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 씨는 우체국에 조사 요청을 했지만 "중국 측의 협조가 안 돼 진상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대답뿐이었습니다.
우정사업본부 측도 똑같은 일이 두 번이나 발생하는 등 이런 사례가 흔치 않지만, 사실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습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우정사업본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우체국 해외 특송 문제로 제기된 민원 건수는 12만여 건에 손해배상 건수도 4,300여 건에 달합니다.
우체국 책임으로 인정돼 손해를 배상해준 금액도 무려 5억여 원이 넘습니다.
'싸고 빠른' 우편으로 많이 활용되던 우체국 해외 특급우편이 신뢰성조차 담보되지 못하면서 그 공신력에 치명타를 입고 있습니다.
<노인 등치는 허위 광고 급증… 피해 구제는 낮잠>
▶ 고령화 추세로 '실버시장'이 확대되면서 노인들을 등치는 허위ㆍ과장 광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해 구제 대책은 외국보다 크게 미흡해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홍제표 기자의 보돕니다.
= 대전에 사는 66살 김 모 씨는 올해 초 건강식품 홍보용 샘플 3박스를 무료 제공한다는 판매원의 전화를 받고 수락했다가 골치를 앓게 됐습니다.
실제 배달된 제품은 완제품 박스였고 반품을 요청하자 15일 안에 우체국 택배로 보내라는 응답이 돌아왔습니다.
충북 제천시에 사는 68살 이 모 씨는 지난해 당뇨와 혈압에 좋다는 저주파치료기를 108만 원에 구입한 뒤 효과가 없어 반품을 요구했지만, 환급이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빠른 고령화로 실버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노인들을 노린 허위ㆍ과장 광고 피해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60세 이상 소비자 피해상담은 2008년 1,030여 건에서 올해 들어서는 9월까지만 해도 2만 3,000여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노인들이 일반 소비자들에 비해 인지력이나 활동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 구제는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런 원인 중에는 미성년자와 달리 고령 소비자를 위한 특별보호규정이 없는 점도 한몫을 한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80년대부터 고령 소비자를 일반 소비자와 구분하고 1994년에는 고령자법까지 만들어진 것과는 대조되는 것입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새누리당이 남아도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양이네요.
= 그래서 폭설이 쏟아지는 추운 겨울 수천 명이 한꺼번에 거리로 뛰쳐나가 목청을 돋우고 있나 봅니다.
국회 과반 의석에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이 장외에서 야당을 규탄하는 희한한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충남 천안에서 새누리당이 의원과 당직자, 당원 등 2,000여 명을 동원해 '민주당 대선 불복 망언 규탄대회'를 열고 "양승조 아웃! 장하나 아웃!"을 부르짖었습니다.
천안이 지역구인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전철을 밟지 말라"고 했고, 청년비례대표인 장하나 의원은 '대선 불복'을 선언했죠.
▶ 거리로 나선 여당을 보는 신문들 시선은 싸늘한 것 같은데요.
= 경향신문은 <대통령 비판했다고… 전국 순회 규탄대회 여는 여당>이라는 기사를 1면에 올렸습니다.
소위 '보수 신문'들도 민망했는지 조선일보는 4면 '기자수첩' <여당마저 '거리 정치'>를 통해 새누리당을 비판했고, 동아일보는 4면 기사 제목을 <뒤바뀐 여야>로 달았습니다.
그런데 기사에 달린 사진을 보니까 6선 중진인 이인제 의원이 여당 초선 '돌격대'로 명성이 자자한 김태흠 의원 옆에서 같이 주먹을 흔들고 있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 무슨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고, 현직 대통령에 관련된 비판적 언급 때문에 소설 연재가 중단되는 사태가 정말 지금 벌어지고 있는 건가요?
= 경향신문이 어제 1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10월 유신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월간 <현대문학>으로부터 소설 연재를 거부당했다"는 원로작가 이제하 씨의 개탄을 보도했습니다.
오늘 자 1면에서는 소설가 서정인 씨가 "현대문학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대목을 문제 삼아 연재 중인 작품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전ㆍ현직 대통령 부녀 비판은 절대 금기 사항이 되는 건가요?
▶ 이 와중에 종교인들은 꿋꿋하군요.
=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신부들이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의 물꼬를 터 이른바 보수 세력으로부터 뭇매를 맞았지만, 종교인들의 외침은 전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성공회 사제들이 나섰는데요, 관련 소식이 한국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 등에 보도됐습니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은 어제 발표한 시국선언을 통해 지난 대선을 '정권 전반이 연루된 총체적 부정 선거'로 규정하고 "정부, 여당이 진실을 외면한 채 사태를 호도한다면 앞으로 '대통령직 사퇴' 등 더 강한 요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전ㆍ세종ㆍ충남 지역 개신교 목회자 160여 명도 어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