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주요언론, '장성택 사형' 긴급뉴스로 전해
미국 언론은 12일(현지시간) '장성택 사형집행'을 알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의 보도가 전해진 직후 긴급뉴스 등으로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북한의 동향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CNN방송이나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언론들은 북한의 보도내용을 중심으로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이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반당반혁명종파행위자'로 낙인찍혀 끌려나간 지 나흘만에 '사형'됐다고 전했다.
CNN방송은 특히 '장성택 사형집행'을 주제로 긴급 대담프로를 진행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평양발 AP통신의 기사를 전재하면서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장성택을 "개만도 못한" 반역자로 지칭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집권 2년만에 자신의 후견인으로까지 평가됐던 장성택 부위원장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을 숙청한 것이 과연 김정은의 권력장악을 과시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체제 안정성이 흔들릴 사안인지 등에 분석의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케네스 배에 미칠 영향이나 향후 북한 권력수뇌부의 동향, 북·중관계에 미칠 영향, 한반도 정세 등에 끼칠 파장 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 中 언론, '장성택 처형' 톱뉴스로 긴급보도
북한당국이 13일 오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전격 공개하자 중국의 언론 매체들은 즉각 관련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하며 긴박하게 전개되는 북한 내부동향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5시10분(현지시간)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조선(북한)이 장성택에 대한 사형집행 사실을 공개했다'는 내용과 함께 북한이 밝힌 장성택의 죄목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홍콩 봉황망, 중국의 포털사이트인 큐큐(qq)닷컴, 왕이(網易) 등도 신화통신 기사를 인용하는 형태로 장성택 처형 사실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인터넷판인 인민망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 환구망 등도 오전 7시를 전후해 관련 보도를 홈페이지 최상단에 배치했다.
군사법정에 출석한 장성택이 결박당한 채 두 명의 군인에 의해 강제로 머리가 수그려진 장면도 각 매체 홈페이지 첫 화면에 기사와 함께 노출돼 있다.
이번 소식을 접한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공포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누리꾼은 봉황망 기사에 단 '댓글'에서 "너무 공포스럽다. 이런 국가에서 산다면 당신은 행복하겠느냐"고 반문했고, 또 다른 누리꾼들은 "재판절차가 아주 효율적이다. 이런 국가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북한의 사법제도에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누리꾼 반응 중에는 "북한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북한당국을 옹호하는 글도 일부 눈에 띄었다.
◇ 日 언론, 장성택 사형 긴급뉴스…"내부단속 강화"
일본 언론은 13일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사형했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전하며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장성택 전 부위원장의 사형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예정 외 뉴스로 내보냈다.
이어 통신은 장 전 위원장이 국가전복음모행위로 사형 판결을 받았고 판결이 즉시 집행됐다는 내용 등을 후속 기사로 전했다.
통신은 또 장 전 부위원장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함께 있을 당시의 사진 등을 자료로 송고했다. 지지(時事)통신은 서울발 기사로 사형 집행 소식을 전했다.
산케이(産經)신문, 아사히(朝日)신문, 요미우리(讀賣)신문 등도 인터넷 속보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NHK는 "실력자인 장 전 부위원장을 신속하게 처벌해 명실상부하게 김정은 제1위원장을 정점으로 하는 지도체제가 확립됐다는 것을 부각하는 동시에 장 전 부위원장을 본보기로 내부 단속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TBS는 '장성택 씨 사형집행 조선중앙통신이 전해'라는 제목의 속보를 편성해 방영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장씨의 사형 집행에 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으며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견해를 내놓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에 머무는 한 외교 전문가는 "장 전 부위원장을 제거한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이 앉아 있는 의자의 다리를 하나 자른 것 같다는 평가도 있다"고 전하면서 "한일 관계에 특별한 영향은 없겠지만, 북한 주변 정세가 불안정해져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