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노후화돼 스프링클러 시설이 없었고, 불법 주정차 차량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지면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11일 밤, 돌도 안된 딸과 엄마 홍모(34.여) 씨 등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부산 화명동 아파트 화재는 거실 형광등이 처음 발화지점으로 지목됐다.
경찰은 12일 오전 10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화재현장에 대한 합동 정밀감식을 한 결과 거실 천장에 있던 형광등에서 누전으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부산 북부경찰서 하윤규 형사과장은 "형광등이 꽂혀있는 전등판에서 누전으로 불꽃이 튀었고, 그로 인한 연소물이 바닥에 떨어져 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숨진 홍 씨의 남편(33)이 "3~4개월 전 형광등에 문제가 생겨 교체했다"는 진술로 미뤄, 새로 설치된 전등의 안정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누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파트가 노후화돼 스프링클러와 같은 방화시설이 없었고,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초기 진화에 어려웠던 것도 피해규모를 키웠다.
불이 난 아파트는 1993년에 건축 허가를 받은 15층 건물로, 당시 건축법 상으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건물이 아니었다.
소방서 측은 불법 주정차와 교통 혼잡으로 화재현장에 진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화재원인으로 추정되는 거실 전등과 연소물 등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13일 오전 홍 씨와 세 아이를 부검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