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조·중·동·매, 왜 지상파 중간광고 결사 반대하나?"

신문 독점하고 종편에서 온갖 특혜 누리면서 지상파만 비판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정부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검토하고 KBS 수신료 인상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부에서 이 문제를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지상파TV들이 1974년 이후 지속적으로 허용을 주장해온 것인데다 2007년 구 방송위원회에서 중간광고 허용을 의결까지 했지만 국민여론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지금까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지상파TV들은 전체광고시장에서 차지하던 지상파 광고의 비중이 2002년 39.4%에서 올해는 20%를 겨우 유지할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며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종편을 보유한 조. 중. 동. 매를 중심으로 중간광고 허용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중간광고를 허용할 경우 종편을 비롯한 중소매체들의 광고가 줄어들 것이고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는 "조. 중. 동. 매 왜 지상파 중간광고 결사반대하나?"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지상파TV 중간광고를 허용해 달라는 이유는?

길환영 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KBS는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월 2500원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윤성호기자/자료사진
= 지상파의 매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광고비는 2002년 2조 7,174억 원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2년 2조 1,830억으로 19.7%(5,344억 원)나 감소했다. 광고시장 전체에서 지상파의 점유율 역시 2002년 39.4%에서 2012년 22.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0년 만에 반 토막이 난 것이다.

흥미있는 것은 올 4/4분기(9월에서 12월) 전체 광고비가 2조5900억원인데 이 중 인터넷이 5269억원으로 20.3%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지상파TV광고는 5052억원으로 19.5%를 차지해 20%대 아래로 떨어졌다. 신문광고 4445억원으로 17.2%, 케이블TV 3474억원으로 13.4%를 나타냈다.(참고로 2013년 국내 총광고비는 9조7037억원이고 2014년에는 올해보다 3.2% 증가한 10조1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KBS, MBC, SBS 지상파 방송3사의 2012년 영업이익은 179억원이었지만 인터넷 포털 NHN(NAVER)과 케이블 SO는 각각 7,022억원과 6,2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겨 대조를 보였다.

지상파TV의 광고수익은 떨어지고 있지만 프로그램 제작비는 기획의 대형화, 캐스팅 비용의 상승, 특수효과의 활성화 등 요인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해는 광고비가 더 떨어지면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지상파TV들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P 또는 콘텐츠 제작하는 CP로 불리는데 한류를 이끄는 국제경쟁력이 있는 콘텐츠 생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상파의 재정위기를 타개해야 하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중간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광고를 허용하면 어느 정도의 광고수익이 늘어나는 것이냐?

= 광고업계에서 분석한 결과 연간 천억원 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외 미디어크리에이트에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도입1년차에는 지상파TV 3사의 광고증가가 808억원 2년차에는 1154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상파TV광고가 2조원 규모니까 5%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간광고는 광고수량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고 광고단가가 기본단가의 2배 기준으로 책정되고 있다. 유료방송은 중간광고 단가를 기본단가의 250%에서 150%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으니까 200%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시사, 보도 프로그램이나 어린이 프로에는 중간광고가 허용되지 않을 예정이다.

그렇지만 중간광고가 지상파TV에 독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방통위 양문석 상임위원은 "중간광고가 과연 방송사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전후 CM이 살아남을 것인지 방송사들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어느 광고주가 중간광고를 하지 전후 CM을 하겠느냐"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중간광고를 허용하나?

= 정부가 처음으로 중간광고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자리에서 중간광고를 원칙적으로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정부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방송광고 제도 개선 로드맵에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여부도 포함되나?"라는 질문에 "방송사들의 광고시장 개선을 통한 재원 마련 규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안에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도 포함된다"며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다만 그 시기는 "(연내라고)발표 시기는 못 박을 수는 없다. 광고 총량제 허용 여부 등 지상파 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의 재원 마련도 같이 생각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정부는 또 "공영방송의 수신료 인상 등과 같이 고려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따로 떼어내 생각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니 중간광고도 허용하고 수신료도 인상하겠다는 것이냐?

= KBS 수신료도 올리고 중간광고도 허용한다면 지상파TV에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 된다. 정부로서는 두 가지를 동시에 허용할 계획은 아니다. KBS 수신료가 인상되면 중간광고는 허용되지 않을 것이고 수신료 인상이 불발에 그친다면 중간광고 허용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방통위 관계자는 "KBS 수신료와 중간광고 허용 두 가지 안 중 한 가지만 선택하게 될 것"이라면서 "일단은 KBS 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의결한 만큼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광고를 허용하기보다는 수신료 인상에 무게가 실려 있다는 얘기다.

KBS 길환영 사장도 11일 기자회견에서 "중간 광고 허용은 지상파의 재정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라며 "KBS는 중간 광고보다는 수신료 현실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는 KBS이사회가 여당추천이사들만 참석한 가운데 2,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는 안을 기습적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9월 기준 KBS의 수신료 납부 TV수는 2034만대로 수신료가 1500원 인상되면 연간 3661억2000만원의 매출이 늘어나게 된다.

KBS는 매출 증가분 중 2100억원 만큼 광고비 매출을 줄일 계획이다. 그렇게 될 경우 지상파TV를 비롯해 유료방송시장과 신문시장에도 광고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KBS가 수신료 인상안을 여당추천이사들만으로 단독으로 처리하면서 방통위 통과와 국회처리과정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어떻게 처리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상파TV의 중간광고를 허용 할 것이냐 말 것이냐 논란이 심한데?

길환영 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KBS 수신료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KBS는 지난 10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월 2500원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윤성호기자/자료사진
= 그렇다. 찬반논란이 뜨겁다.

찬성하는 쪽은 지상파방송사와 광고업계다.

지상파TV들은 공공재인 지상파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상파 방송3사는 지역민방과 종교방송, 지역MBC, 중소지역 라디오 등의 매출을 결합판매를 통해 지원하고 있는데 지상파의 매출 감소로 중소방송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중간광고는 케이블, 위성방송, 종합편성채널, 지상파DMB 등 지상파를 제외한 모든 매체에서 허용되고 있다. 지상파TV에만 중간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시종일관 강조해 왔던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지상파TV들은 34개 모든 OECD국가는 물론 중국, 베트남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까지 중간광고는 일반화되어 있는 광고의 형태인데 유독 우리나라의 지상파 방송에만 제한되고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지상파TV들은 중간광고를 도입함으로써 방송운영의 융통성을 높여 다양한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 신체리듬에 맞는 휴식시간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광고업계는 광고효과 증대를 이유로 찬성한다. 사실 지상파방송에서는 중간광고를 할 수 없으니까 프로그램 앞과 뒤에 광고가 집중됨으로서 광고회피현상(Zapping)이 발생하는데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이를 완화해서 광고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하는 이유는 뭐냐?

= 반대하는 쪽은 조. 중. 동. 매를 비롯한 신문사와 케이블TV를 비롯한 유료방송사 그리고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들이다.

이들은 중간광고는 방송사만을 위한 편의 주의적이고 시청권을 침해하는 발상이며, 중간광고를 시행하게 됨으로써 광고의 무분별한 모방과 과소비 피해 등 광고의 역기능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방송에 대한 광고주의 영향력을 증가시킴으로써 프로그램의 질이 저하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등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시청자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중간광고 및 방송광고 총량제 도입에 적극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가장 위기감을 나타내는 쪽은 유료방송사들인데 이들은 종합편성채널이 출범하면서 광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지상파의 중간광고마저 허용된다면 유료방송매체들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한다.

▶종편을 보유한 조.중.동.매 신문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 반대의 강도는 케이블SO나 PP들이 가장 강하다. 그렇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그렇게 높지 않지만 종편채널을 보유한 조중동매의 비판이 가장 거세다.

신문1면에 사설까지 동원해 반대하고 나섰다. 2007년 구 방송위원회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을 의결했을 때도 격렬하게 반대했다.

조.중.동.매는 반대 이유로 시청자들의 시청권 문제와 다른 유료방송사들의 매출감소를 이유로 들고 있다. 그렇지만 속내는 종편의 매출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11월 2일자 신문에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돼선 안 된다> 제목의 사설에서 "전파라는 명백한 공공재를 쓰며 무료 보편서비스를 지향해야 하는 지상파들이 중간광고까지 허용해 달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적어도 방송 광고시장의 불균형이 해소될 때까지는 시기상조다. 어른이 아이와 경쟁하며 앓는 소리를 하는 꼴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지난 11월 18일자 신문 사설에서 "특히 종합편성TV가 출범해 정착하는 과정에서 지상파에 다채널을 허용하면 종편은 그 기반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잖아도 종편 방송사들은 초기 투자비 등으로 인해 적자 경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데도 다채널을 허용하면 종편을 고사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중간광고도 문제가 많다. 지금도 방송광고 시장 70% 이상을 지상파 방송사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간광고까지 허용하면 광고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공재인 전파자원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간광고를 허용하면 이중 삼중의 특혜이며 시청 흐름을 방해하는 폐해도 크다"고 주장한다.

종편PP들은 출범하기 전에는 연간 6천억원의 매출을 예상했지만 2012년 매출이 1,710억원이었다. 올해 매출은 2200억원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신문시장에서는 조.중.동.매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 아닌가?

= 그렇다. 조중동매나 케이블 업계에서는 지상파TV의 광고점유 비율이 증가한다고 주장하지만 전체 광고시장의 규모를 보면 지상파TV의 위상은 점점 추락하고 있다.

2002년에는 전체 광고비의 39.4%를 차지했지만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22.3%로 반 토막이 났고 광고비도 2002년 2조 7,174억원에서 2012년 2조 1,830억으로 19.7%(5,344억원)나 감소했다. 방송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0% 초반대로 낮아졌다.

다만 지상파들의 계열PP를 포함할 경우 지상파TV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증가한다.
10년간 줄어든 광고매출이 계열PP로 옮겨간 측면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상파의 광고매출 독점을 비난하는 조중동매는 신문에서는 절대강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조중동 3개사의 2012년 매출합계는 9740억원으로 64.3%를 차지한다. 여기에 매일경제의 매출 2168억원을 더하면 시장점유율은 훨씬 높아진다.

사실 광고시장의 왜곡이 심화되고 있는 것은 조중동매가 이명박 정부의 특혜로 종편채널을 받아 방송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다. 이들 조중동매의 종편들은 메이저 신문의 도움으로 광고 직접영업을 하면서 광고시장을 왜곡시켜왔다.

종편채널들이 연간 2천억원의 광고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지상파를 비롯한 중소매체들의 광고매출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지상파 중간광고로 늘어나는 광고매출이 대략 천억원 안팎인데 종편채널은 2천억원 이상을 가져가면서 이를 결사반대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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