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개인 자질과 관련해 "정직하다"는 반응도 뚝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 비율은 43%에 그쳤고 반대 비율은 54%를 기록했다.
이런 반대 비율은 집권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인 젊은 층과 히스패닉들 사이에서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하락해 주목된다고 WSJ는 분석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반대여론 확대에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안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건강보험 개혁안이 좋은 생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지만 나쁜 생각이라고 답한 비율은 50%에 달했다.
건강보험 개혁안이 자신과 가족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조사 대상자는 27%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12%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 의료 시스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라는 대답이 54%로 긍정적이라는 응답(24%)의 두 배를 넘었다.
또 내년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늘어났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확산했다.
조사 대상자 중 75%는 내년 경제가 올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대답했다. 이런 비율은 지난 10월의 65%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반대 비율은 9월의 52%에서 58%로 상승했다.
예산안을 둘러싸고 벼랑 끝 대치를 벌여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불러왔던 의회에 대한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올해 의회가 업무 수행 정도가 평균이거나 그 이상이었다는 응답은 20%에 그쳤고 평균 이하거나 최악이었다는 대답은 79%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미국 AP통신과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GfK 조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및 다른 현안에 대한 국정 수행 능력뿐 아니라 정직성과 같은 개인 자질에 대한 지지도도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직하다"는 표현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56%에 달했다는 것이다.
10월 조사 때의 52%보다 0.4%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결단력 있다"는 항목에는 41%, "강인하다"는 항목에는 44%만 찬성했다.
역시 오바마케어 등에 대한 실망감이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진 것으로 AP통신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에 대한 지지도도 42%로 떨어진 반면 반대 비율은 58%로 치솟았고 경제, 연방정부 재정 적자, 실업률 등의 항목에서는 60%를 넘어섰다.
의회에 대한 지지율은 13%로 거의 바닥 수준이었다. 반대율은 86%에 달했다.
내년 중간선거에서 현역 의원을 갈아치우고 싶다는 답변이 62%에 이르는 반면 현역 의원의 재선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지난 5∼9일 전국 성인 1천36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로, 오차범위는 ±3.5%포인트다.
한편 이날 발표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공화당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42%, 공화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2%였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가 6월보다 4%포인트 떨어진 반면 공화당 지지도는 같은 기간 7%포인트나 내려갔다.
갤럽은 "공화당에 대한 호감도는 연방정부가 셧다운됐던 10월(28%)보다는 높아진 것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