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밀집 美도시, 결국 영어간판 의무화 철회

영어 간판 의무화 조례를 제정하려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중국인 집단 거주 도시가 결국 주민 반발에 무릎을 꿇었다.

10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인근 몬터레이파크 시의회는 영어 간판 부착 의무화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부결했다.


시의회는 지난 7월에는 만장일치로 영어 간판 의무화 조례를 가결했지만 소수계 차별이라는 거센 여론에 밀려 5개월만에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몬터레이파크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중국계 주민이 많은 대표적인 도시이다.

2010년 인구통계조사에서 주민 6만여명 가운데 아시아계가 무려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도시에서 영어 간판 의무화 방안이 나온 것은 경찰과 소방관들의 불만 때문이었다.

긴급 상황 때 출동한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출동하면 한자 투성이인 간판을 읽을 수 없어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 곤란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의회가 이 조례를 의결하자 시민 뿐 아니라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 시민단체와 소수계 미국인 권익 보호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한스 량 시의원은 "이미 많은 업소가 영어와 한자를 병기한 간판을 쓰고 있어서 굳이 영어 의무화까지는 필요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로즈미드, 템플시티, 샌개브리얼, 샌마리노 등 인근 도시에도 영어 간판 의무화 조례가 있기 하지만 시 당국이 단속을 하지 않아 사문화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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