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세계지리 8번 오류 논란…16일 본안소송 선고

학부모들 법정에서 "빨리 선고해달라"며 울먹이기도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2014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과목 8번 문항 출제오류 논란을 둘러싸고 해당 문제가 틀린 것으로 처리된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결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이 10일 열렸다.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수험생 측과 교육부 측은 문제 오류 논란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수험생 측 변호인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총생산액은 통상적으로 매년 달라지는 수치여서 기준시점을 제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기준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료로 제시된 지도 하단에 '2012'라고 연도가 표기돼 있는데 2012년 기준으로 보면 지문 자체가 틀린 것이 된다"며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며 '정답없음' 처리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은 "세계지리 8번 문항은 NAFTA와 EU에 대한 옳은 설명을 고르는 것인데,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더 크다'는 보기가 맞는 것으로 보고 낸 문제"라며 이상이 없다고 주장했다.

지도에 표기된 '2012'에 대해서도 "지도의 역할은 EU와 NAFTA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인지 학생들이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인지를 테스트하는 데서 끝난다"며 반박했다.

또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백분위·등급 등을 다시 산정해야 하는데 가처분을 신청한 수험생들만 조정해준다는 것은 상대평가 시스템 아래서 불가능해 결국 대입과정 전체가 중단되는 등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험생 측은 "한국지리 등 다른 9개 문항에서도 문제 지문에 연도가 포함돼 있었고 이를 기준으로 문제를 해석하도록 했는데, 세계지리 8번 문항에서만 연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사회적 혼란이 일어날 것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미 2008년에 수능 물리문제 오류를 스스로 밝히고 등급을 조정해준 사례가 있다"며 "이런 전례가 있는데도 굳이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이 재판을 방청했다. 한 학부모는 법정에서 재판부에 정시 일정을 맞출 수 있도록 빨리 선고를 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학부모 김모(45·여) 씨는 "생각보다 아이가 시험을 잘봤다. 정시를 노려야 하는데 이 문제가 오답 처리돼 백분위가 확 떨어졌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특수성을 감안해 13일 본안소송 결심과 가처분 신청 심리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세계지리 8번 문제 오류 논란에 대한 정답결정 취소 및 집행정지 여부에 대한 결정은 오는 16일 오후 5시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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