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이 다시 대표팀을 이끌 기회를 잡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 아시안게임 감독을 전년도 프로야구 우승팀 감독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전임 감독에 대한 주장도 있었지만 현행 규정을 따랐고, 류중일 감독에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부진을 씻을 기회가 주어졌다.
류중일 감독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다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다. 영광스러운 자리"라면서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줘서 고맙다. WBC 악몽을 떨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명예 회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도중 열리는 대회인만큼 부담도 되는 자리다. 게다가 내년 아시안게임은 인천에서 열린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최고 코치들과 최고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꼭 금메달을 따겠다"면서 "부담은 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경문 감독도 해낸 일이다.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 야구는 일본에서 하나, 대만에서 하나 똑같다"고 말했다.
선수 구성도 고민이다. 일단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추신수, 류현진(LA 다저스)의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여기에 군 미필인 선수들도 고려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해외파가 오면 좋지만 사실상 힘들다. 국내에 좋은 선수들 많으니까 최고 전력을 꾸리겠다"면서 "군 미필 선수를 많이 뽑으면 좋겠지만 일단 금메달을 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9일 삼성과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 등 역대 최고 대우에 재계약을 했다. 특히 계약금 6억원 중 2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류중일 감독은 "기회가 생기면 하고 싶었던 일"이라면서 "나는 기분이 좋지만 다른 감독들이나, 선수들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나로 인해 동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