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발언은 정치적 금도를 넘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와 예의를 저버린 비수이고 화살”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은 전날 양승조 의원은 겨냥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위해를 선동조장하는 무서운 테러", "이 자체가 민주주의에 대한 무서운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공교롭게도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에 예정된 국정원 개혁특위 전체회의를 취소했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김재원 의원은 “오늘 오전에 예정된 국정원 개혁특위가 무기연기됐다”며 “따라서 국정원 업무보고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야 4자회담을 통해 합의된 국정원 개혁특위가 이틀째 회의에서부터 삐걱거리자 야당은 새누리당이 고의로 특위를 파행시키려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위 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여야 대표회담에서 어렵사리 마련한 국정원 개혁특위를 내팽개치겠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발언의 당사자인 양승조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이유로 “국정원 개혁특위를 파행시키는 것은 집권여당답지 못하다“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정의당은 “집권여당의 과잉방어가 특검을 막고 특위를 엎어버리겠다는 정치적 의도임이 드러났다”며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호들갑 그만 떨라”고 밝혔다.
특위 위원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촉박한 일정임에도 특위를 연기시키려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정원 개혁을 하지 않고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또 다른 의지의 표명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봤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는 "애써 합의한 국정원 특위 활동마저 중단하기로 한 것에는 절망감을 금할 수 없다"며 특위 속개를 촉구했다.
앞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난 3일 4자회담을 통해 국정원 개혁특위를 설치하고 국정원 예산통제 강화와 부당한 정보수집 활동 금지 등을 입법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특히 이같은 개혁입법을 올해 안에 입법하기로 합의해 국정원 개혁특위를 최대한 신속하게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이날 특위 전체회의는 이른바 국정원의 ‘셀프개혁안’을 보고받은 자리여서 특위 초반에 가장 중요한 국면으로 예상됐었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양승조·장하나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특위를 무기연기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개혁입법을 무산하거나 지연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정세균 위원장은 “국정원 개혁특위는 국민의 국정원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며 “이유가 어떻든 여야 지도부는 정상화에 합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