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권력을 잡게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그의 고모부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장성택 부위원장까지 제거한 것은 일단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 정권이 정권의 2인자로까지 불리던 최고위급 인사를 숙청하고, 그 이유를 자세히 밝힌 것을 "전례가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김정은 체제) 반대 세력에 대한 공개적인 경고라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
WP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을 인용해 "김정은의 경우 그의 아버지인 김정일보다 더 철저하게 반대파를 제거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미국 매체들은 장성택 실각설이 한국 정보당국에 의해 제기된 이후 북한 정권이 매우 신속하게 관련 사실을 확인해준 과정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또 1인 체제를 강화하긴 했지만 그 이면에는 북한 권력 수뇌부의 유동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사건을 관측하면서 향후 북한 내부 동향의 추이에 촉각을 세웠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평양 측이 '반당분자'라는 명분을 걸어 '장성택 숙청' 사실을 공식 인정한 것은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2년전 권좌에 오른 이후 수많은 정부 인사들을 숙청해왔다"면서 "집권 초기 숙청대상은 주로 군부였고, 이제 그 대상이 장성택 부위원장이라는 최고위급 인사와 그의 세력이 된 것이며, 앞으로 당내에서 그의 반대세력 전반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결국 장성택의 숙청은 "김정은이 권력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김정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장성택 부위원장과 그의 세력의 몰락으로 '김정은 정권'은 향후 중국 등과의 경협보다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더욱 지속적으로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도 "장성택의 숙청이 북한의 정책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이 정치·경제 개혁에 적대적이고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를 이미 보여줬다"면서 "북한이 지금은 조용하게 있지만 다시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