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빙속 삼총사 '사상 첫 2연패' 보인다

밴쿠버 전사들, 내년 소치올림픽도 금메달 가능성 높여

'빙속 여제와 피겨 여왕' 내년 소치에서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와 피겨스타 김연아.(자료사진=윤성호, 황진환 기자)
'겨울 스포츠 대축제' 동계올림픽이 꼭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2월 8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에서 개막한다. 이번 올림픽은 2018년 평창올림픽에 앞서 열리는 중요한 대회다. 올림픽 개최국으로서 빙상 강국의 면모를 확실하게 알려야 한다.

한국은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과 은메달 6개씩, 동메달 2개로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쇼트트랙은 물론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깜짝 금맥이 터진 결과였다.

'피겨 여왕' 김연아(23)와 '빙속 삼총사' 이상화(24, 서울시청), 모태범(24), 이승훈(25, 이상 대한항공)이 있어 가능했다. 올림픽 2연패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내년 2월 '빙상 강국 코리아'를 다시금 이뤄낼 주역들이다.


과연 밴쿠버 역전의 용사들이 소치에서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올림픽 개막 'D-60'일을 맞아 이들의 내년 올림픽 기상도를 점검해봤다.

▲김연아, 아사다의 설욕 · 러시아 홈 텃세 경계해야

김연아는 밴쿠버에 이어 소치 역시 금빛 연기로 물들일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지난 주말 끝난 복귀전에서 여왕의 건재를 과시했다.

비록 B급 대회였지만 크로아티아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쇼트 프로그램 시즌 최고점(73.37점)을 올리며 204.49점으로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쇼트에 이어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점프 착지 불안을 보였지만 부상 이후 첫 실전임을 감안하면 비교적 무난한 복귀전이었다는 평가다.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일본)에도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했다. 같은 시기 아사다는 그랑프리 시리즈 상위 선수들이 나서는 파이널에서 204.02점으로 우승했지만 김연아에는 0.47점이 모자랐다.

특히 김연아는 오른발 중족골 부상 이후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다. 그랑프리 시리즈를 치르며 컨디션을 유지해온 아사다 등 경쟁자들보다 더 경기력이 나아질 공산이 크다. 아사다는 허리 통증으로 주무기 트리플 악셀 점프도 버거운 상황이다.

사실상 아사다 외에는 위협적인 상대도 없다. 지난 주말 경기에서 200점 이상을 넘긴 선수는 김연아와 아사다뿐이었다. 그랑프리 파이널 2위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가 192.42점이었고, 김연아에 밀린 안도 미키(일본)가 176.82점이었다. 김연아가 실수 없이 제 연기만 펼친다면 올림픽 2연패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전망이 힘을 받는 이유다.

남은 두 달이 변수다. 김연아 역시 "체력이 완전하지 못하다"고 인정한 만큼 맹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 등 러시아 선수들이 홈 어드밴티지를 업을 수 있다. 트리플 악셀을 최후의 보루로 삼고 있는 아사다의 역습도 경계해야 한다.

▲이상화, 적수가 없다…자신과 싸움뿐

사실 현재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이상화다. 적수가 없다. 그야말로 외로운 자신과 싸움만이 남아 있다.

이상화는 올 시즌 500m에서 무적(無敵)이다. 월드컵 4차 대회까지 출전한 7번 레이스 모두 우승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세계신기록을 벌써 세 번이나 갈아치운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달 10일 캐나다 캘러리 월드컵 1차 대회(36초74)를 시작으로 일주일 뒤 미국 솔트레이크시트 2차 대회에서 36초57과 36초36, 연이틀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다른 선수들에게는 '넘사벽'(넘을 수 없는 벽)이다. 예니 볼프(독일), 왕베이싱(중국) 등은 이미 한때의 라이벌이 된 지 오래다.

밴쿠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감독이었던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는 "사실상 다른 선수들보다 한 수 위기 때문에 올림픽도 편안하게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이상화의 2연패를 전망했다.

▲모태범·이승훈, 우리도 있다

'우리 다시 웃자'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가 소치올림픽을 앞둔 최근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간판 이승훈(오른쪽)과 모태범.(자료사진=윤성호 기자)
남자 선수들의 최근 분발도 눈에 띈다. 밴쿠버올림픽 이후 슬럼프에서 완전히 극복한 모습이다.

단거리 간판 모태범은 올림픽 앞둔 마지막 월드컵에서 2관왕에 올랐다. 독일 베를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500m와 1000m를 거푸 석권했다. 모두 시즌 첫 금메달이다.

사실 모태범은 밴쿠버올림픽 이후 부진에 빠졌다. 특히 지난 시즌 월드컵 1차 대회 500m 동메달 이후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스케이트날 교체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10위 밖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다시 원래 스케이트날로 돌아오면서 3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부활했다. 올 시즌도 500m에서 4번 준우승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낸 끝에 올림픽을 앞두고 기어이 금메달을 따냈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도 지난달 월드컵 1차 대회에서 3년 만의 동메달을 따내며 부활을 알렸고, 지난 주말에도 역시 동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팀 추월에서도 은메달을 따내는 등 꾸준히 입상권에 들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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