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풍력발전 위해 '나라새' 독수리 희생 불사"

미국 정부는 6일(현지시간) 일부 풍력발전소에 대해 앞으로 최대 30년간 대머리독수리나 황금독수리를 죽이거나 해를 줘도 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조로 지정해서 보호해 온 대머리독수리를 희생시켜서라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개발과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발표된 정부 대책에 따르면 풍력발전소는 죽은 대머리독수리의 수를 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5년 단위로 살처분 허용 여부를 검토하도록 했다.


자연보호단체들은 풍력발전 업계의 건의를 수용한 내무부의 이번 결정에 국조 대머리독수리 사살을 사실상 허용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력 자연보호단체 오듀본 협회의 데이비드 야놀드 회장은 "자연보호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균형 원칙을 저버리고 풍력발전 업계에 백지 수표를 줬다"고 비난하며 이번 조치의 취소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머리독수리는 지난 2007년 멸종 위험 목록에서 제외됐으나 여전히 2개의 연방법에 따라 보호를 받고 있다.

풍력발전기 날개 끝부분의 회전 속도는 시속 270km에 이르는데, 독수리들은 먹이감을 발견하면 거기에 몰두한 나머지 낙하비행하다가 날개에 충돌해 희생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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