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어머니라 불리는 원작 연극 ''이''는 ''왕의 남자'' 개봉이후 인기가 동반 상승돼 12월 공연이후 지난 7일부터 앙코르 공연에 돌입했다. 지난 주말 3회공연에서 800석 규모의 국립중앙박물관 ''용''극장은 전회 매진 될 정도의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주최측은 급기야는 22일 까지로 계획됐던 앙코르 공연을 관객들의 요청으로 30일까지 재연장하기로 했고 관객들의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29일 구정 당일 소외계층의 이웃들을 초청하여 무료공연을 펼치기로 했다.
대형뮤지컬 홍수속에 전통 소재를 상상력으로 구현해 낸 연극 ''이''의 성공은 소극장 연극의 희망의 불씨로 연극계와 관객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연극 ''이''의 성공요인을 살펴봤다.
검증받은 작품 ''이''(爾)
''이''는 2000년 한국 연극 협회가 주관하는 한국 연극상, 우수공연 베스트5, 희곡상, 신인연기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 연기상을 휩쓰는 파란을 일으켰다.
연산군에게 낙점되어 웃음과 몸(동성애)까지 바쳐가며 가장 낮은 신분인 천민에서부터 희락원 종4품이라는 지위까지 오른 궁중 코미디언 ''공길''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소재 부터가 파격적이긴 하지만 그럴만한 개연성을 관객들에게 수긍시키는데 성공했다.
기막힌 극적 설정 ,연산이 동성애자였다(?)
여기서 ''''동성애''''라는 설정은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코드로서로 톡톡히 작용했지만 동성애는 연산과 공길의 관계를 단단히 묶어놓고, 녹수와 공길의 갈등을 심화시켜 힘의 대결로 끌고나가는 극의 원동력을 제공한다.
한편, 연산군이 좋아했다는 ''광대극''은 ''동성애''로 고조된 갈등과 긴장상태를 ''''웃음''''으로 이완시키는 장치이다. 긴장과 이완을 넘나드는 극적효과는 바로 이 두 가지의 기발한 극적설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부분의 젊은 연출가들이 기교와 재미는 있지만 깊이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 것과는 반대로 김태웅(한국 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작품은 철학도 출신답게 무게와 진지함이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시대 개그콘서트 ''''소학지희(笑謔之戱)''''
초연 이후 지속적으로 연극 ''''이(爾)''''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매번 공연때마다 후배 개그맨들의 관람을 릴레이로 진행시킬 정도로 열성팬이 되어 온 전유성을 비롯, 지난 2003년 정동극장 공연 당시 송은이, 김미화, 최양락, 이영자, 남희석, 이수만 등 수많은 개그맨들이 단체관람을 하고 극찬을 보낸 바 있는 연극 ''''이(爾)''''는 개그맨들 사이에서는 ''''꼭 봐야 할 연극''''으로 정평이 나있다.
김뢰하, 오만석 등 2000년 초연 때 연산, 공길 역 거쳐가
2000년 연우무대서 초연될 당시 극의 한 축을 이루는 주인공 문제적 왕 연산 역은 김뢰하가 맡아 예의 그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었다. 김뢰하는 영화 ''살인의 추억'' ''달콤한 인생'' 그리고 최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음란서생'' 등에서 인상적인 조연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김뢰하의 상대역인 공길역은 바로 지난해 한국 뮤지컬 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오만석. 현재 MBC ''신돈''에서 원현스님으로 드라마에 출연중이다.
3년여간 연산역을 맡았던 김뢰하도 "이 연극으로 동아 연극상도 받았으니 개인적으로는 연기에 있어 출세작"이라고 자평한 뒤 "왕의 남자나 연극 ''이''나 서로 장르상 채울 수 없는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둘다 좋은 반응 얻고 있는 것 같아 기분좋다"고 말했다. "배우에겐 이런 작품을 만난다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