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가 한국과 상반되는 호주는 양국간 FTA 타결로 쇠고기와 낙농제품 등 자국산 농산물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자동차 산업에는 치명적 타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호주의 유력 일간 디에이지(The Age)는 6일 '한국과의 FTA, 제조업에 재앙될 수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TA 협정에 따라 5%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가 철폐될 경우 안그래도 어려운 호주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적으로 4만5천여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호주 자동차 산업은 최근 수년간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왔으며 홀덴이나 포드의 경우 사실상 정부 보조금으로 연명해왔다.
지난 10년간 홀덴과 포드가 호주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보조금 액수만 120억 호주달러(약 11조5천억원)에 달한다.
호주의 한 제조업 노조 간부는 "한국과의 FTA는 호주 제조업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애벗 정부가 (한국과의 FTA 협상에서) 제조업의 우선순위를 맨 뒤로 밀쳐놓았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한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국 중 하나라며 FTA 타결로 5%의 자동차 관세가 철폐되면 현대·기아차가 호주 시장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호주 축산농가와 낙농가 등은 이번 FTA 타결로 쇠고기와 유제품의 한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를 표시했다.
빅토리아주의 한 축산업자는 "오랫동안 한국-호주 FTA가 타결되기를 고대해왔다"며 "한동안 호주산 쇠고기가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에 밀려 고전했는데 FTA가 발효될 경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5일 국회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은 호주의 세번째 큰 수출국이며 4위 교역국"이라며 "이번 FTA로 향후 15년간 매년 6억5천만 호주달러 규모의 경제 부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도 한국과의 FTA 타결을 환영하면서 "FTA 타결 내용과 관련한 구체적 브리핑을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