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는 5일(현지시간) 공개한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과 관련한 연례 평가보고서 초안에서 "터키 언론들이 게지공원 시위와 관련해 매우 제한적으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정부의 시위대 대응을 비판한 언론인들이 해고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말 이스탄불의 게지공원 재개발 계획에 반대한 시위대를 경찰이 과잉진압하자 전국적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으며 당시 시위 보도와 관련해 많은 언론인이 해고되거나 퇴직했다.
터키기자협회(TGS) 이스탄불지부는 지난 7월 시위 관련 보도가 해당 언론사의 검열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언론인 22명이 해고되고 37명은 압력을 받고 퇴직했으며 일부 TV프로그램은 폐지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와 여론 다양성은 유럽의 핵심 가치"라며 "언론의 독립성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터키 언론의 상당수를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어 언론사주와 언론인들의 자기검열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터키 사법부가 많은 언론인을 반정부 성향의 보도 등에 따라 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구금하고 있다며 사법제도의 개혁을 촉구했다.
터키 일간지 포스타의 탐사전문 기자인 네딤 세너는 정부를 비판한 보도로 재판 전까지 1년 동안 구금됐으며 지난달 국제언론단체인 언론보호위원회(CPJ)로부터 올해의 국제언론자유상을 수상했다.
다만 보고서는 터키는 EU의 전략적 동반자라며 EU 가입협상 재개 결정을 지지하고 터키 정부가 지난 9월 발표한 민주화 종합개혁안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외교위원회는 오는 9일 회의를 열어 이 보고서와 코소보 지방선거 관련 보고서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