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의 깜짝 사퇴 소식에 김신욱(울산)의 얼굴에는 짙은 아쉬움이 배어있었다. 수비수였던 자신을 공격수로 바꿔 K리그는 물론, 축구대표팀 공격수로 성장시킨 ‘축구 아버지’를 잃은 분명한 아쉬움이었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지난 4일 낮 서울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깜짝 사퇴 선언을 했다. 2013시즌 아쉽게 우승을 놓친 책임을 지고 감독이 물러나기로 했다고 사퇴 배경을 밝혔다.
지난 시즌 울산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올 시즌에도 많은 주전 선수들의 이적에도 준우승을 맛본 분명한 성과는 김 감독의 사퇴 결심을 막을 수 없었다.
'추캥(축구로 만드는 행복)' 행사에 참가한 김신욱은 5일 낮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호곤 감독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축구의 아버지를 잃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은혜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인데 평생 감사하는 마음 갖고 살겠다”면서 “감독님께서 울산에서 이루신 성과를 팬들이 오랫동안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울산으로 영입된 김승용 역시 같은 생각이다 “지난 2년 동안 성과도 내고 추억도 많은데 (감독님 사퇴는) 생각지도 못했다”라며 “내년에도 ACL에서 같이 하고 싶었는데 당황스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에서 맹활약하며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축구대표팀에서 붙박이 오른쪽 측면수비수까지 꿰찬 이용은 “준우승도 쉬운 것이 아닌데 진짜 준우승을 했다고 그만두시는 건지 궁금하다”면서 “준우승의 책임은 선수들에게도 있는데 감독님이 다 떠안고 가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