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안 했다니까요"…교통 집중단속 해프닝 속출

운전자 "기분 나빠" vs 경찰 "일부 의경 실수 가능성…발뺌 운전자 많아서"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그냥 황당해서 웃었다니까요.”

안전띠와 휴대전화 사용 등 연말을 맞아 경찰의 교통 위반사항 집중단속에 따른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속출하고 있다.

창틀에 기대 턱을 괴고 운전했다가 휴대전화 사용으로 오해를 받는가 하면 안전띠에 손을 댔다가 마찰을 빚는 등 현장에서 운전자들의 경찰 눈치보기는 계속되고 있다.

직장인 박모(33) 씨는 최근 대전 동구 한 노상에서 왼팔을 창틀에 올려놓고 턱을 괸 채 오른손으로 운전을 하다가 어디선가 나타난 경찰의 정지 신호를 받았다.


영문도 모른 채 차를 세운 박 씨는 “휴대전화를 사용했으니 면허증을 제시해 달라”는 경찰관의 요구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박 씨는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면허증을 달라”는 경찰관과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박 씨 사이의 줄다리기는 5분 넘게 계속됐다.

결국, 박 씨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관에게 통화목록을 확인시켜 주겠다고 했고 최근 통화기록이 한 시간 전쯤인 것을 직접 보여준 뒤에야 사과를 받고 오해를 풀 수 있었다.

박 씨는 “경찰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 같은 운전 버릇을 가진 운전자가 어디 한둘이겠느냐”며 “찝찝한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2) 씨도 최근 박 씨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전 유천동 집에서 출발한 정 씨는 인근 도로에 들어서 안전띠가 꼬여있는 것을 느꼈고 이를 풀기 위해 잠시 안전띠 윗부분에 손을 댔다가 느닷없는 경찰의 정지 신호를 받았다.

정 씨 역시 영문도 모른 채 차를 세웠고 경찰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셨다”며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다.

정 씨는 “안전띠가 꼬여서 그런 것”이라며 항의했지만, 경찰은 “안전띠를 매지 않고 있다가 경찰관이 보이자 급하게 매신 것 아니냐”며 맞받아쳤다.

계속된 항의에 경찰은 “이번 한 번만 봐 드리겠다”며 정 씨를 보내줬지만, 정 씨의 억울한 마음은 내내 계속됐다.

정 씨는 “범칙금을 받지는 않았지만, 차량 블랙박스가 내부 촬영만 가능했다면 화면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며 “경찰이 너무 과잉단속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교통단속 적발 건수는 약 4만 5000여 건.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간혹 교통단속에 투입된 의경들의 실수로 오해 살만한 일들이 벌어질 수는 있지만, 법규를 위반하고도 발뺌하는 운전자들이 워낙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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