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육정책 담당 특별자문인 안드레아스 슐라이허는 3일(현지시간) 미국 CNN 인터넷판에 실린 기고문에서 OECD가 주관하는 '2012 국제 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선전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PISA 운용을 총괄하는 슐라이허는 성공을 타고난 재능이 아닌 성실한 노력의 산물로 인식하는 학생들의 태도가 높은 학업성취도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에선 사라진 신분상승의 꿈이 동아시아에서는 이제 막 피어나고 있다"며 "동아시아권 학생들은 스스로의 노력이 성공을 좌우한다고 믿을뿐더러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PISA 평가 결과 어려운 문제를 접했을 때 포기하겠느냐는 질문에 일본 학생은 84%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답한 데 비해 미국 학생은 절반만이 이같이 답했다.
또 동아시아 학생들은 그동안 서구 교육의 장점으로 여겨져 온 창의력과 응용력 면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참가자 가운데 고급수학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는 미국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2%에 불과했지만, 상하이 학생들은 그 비율이 30%에 달했다.
이에 대해 슐라이허는 중국 학생들은 "오늘날 세계 경제가 우수성에 점점 많은 특혜를 부여하고, 단순히 무엇을 아느냐가 아닌 이미 아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토대로 포상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평했다.
슐라이허는 또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해 채용된 우수한 교사진이 학생들의 이런 학구열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우수한 성적을 낸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교사 선발과 훈련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며 학생 수가 아닌 교사의 질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아시아의 교육계 지도자들은 국민으로 하여금 눈앞의 소비보다는 미래와 교육을 위한 선택을 하도록 설득해냈다"며 다른 나라들이 본받아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3일 OECD가 발표한 2012년도 PISA 결과를 보면 한국, 중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가 최상위권을 휩쓴 반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중국 상하이,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 이어 종합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