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빚내 집 사라'는 거밖에 부동산 대책 없나?

[12월 4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서민 전·월세 고통 외면 정부, '양치기 소년' 될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4일 수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올해만도 벌써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미친 전셋값은 그동안의 정부 대책을 비웃듯 66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부동산 경기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이번에도 정부 대책은 "대출 자금 11조 원을 풀 테니 빚내서 아파트 사라"입니다.

그나마 월세 사는 서민 고통은 외면하고 있고…, 이러다 정부 대책이 '양치기 소년'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여야가 국가정보원 개혁특위 설치와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습니다.

▶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의 실각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를 확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 정부는 주말쯤 이어도 상공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확정해 선포할 예정입니다.

▶ 정부가 발표한 주거 대책 후속 방안은 행복주택사업이 대폭 축소돼 기대에 미흡하다는 지적입니다.

▶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기구 본부인 녹색기후기금이 출범하지만, 재원이 없는 상태여서 '빈 껍데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춥겠고 미세먼지가 전국으로 확대돼 낮에는 농도가 더 짙어지겠습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국정원 특위 합의… 국회 정상화>

▶ 여야가 국정원개혁특위에 합의하고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특검은 계속 논의한다는 선에서 봉합했습니다.

조근호 기자의 보돕니다.

=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어젯밤 늦게 세 번째 4자회담을 갖고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양당은 먼저 국정원 개혁특위를 설치한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국정원 개혁특위는 국정원 예산 국회 통제권 강화와 국정원ㆍ국군사이버사령부 공무원의 정치 관여 행위 처벌 강화, 공소 시효 연장을 입법하기로 했습니다.

또, 정보기관의 불법 감청 형사처벌을 강화하고 정당과 민간을 상대로 한 국정원 직원의 부당한 정보 수집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양당은 그러나 핵심 쟁점인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 개입 의혹 특검에는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특검 유보에 여당에서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에서는 당장 오늘 오전 의원총회 추인 과정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양당은 이같이 합의하면서 오늘부터 국회를 정상화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연내에 처리하기로 했습니다.

<장성택 실각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 구축 포석>

▶ 북한의 2인자이자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부인 장성택의 실각설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됩니다.

김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 국가정보원은 북한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측근 2명이 지난달 하순 공개 처형됐고, 장성택도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성택 실각설'은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해 리용호 총참모장을 해임해 군을 장악한 이후, 이번에 당료의 대표 주자인 장성택을 쳐냄으로써 당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즉, 김정은으로서는 2인자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의 존재가 부담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수령의 절대적 권위를 구축하고자 했다는 것입니다.

이번 장성택 세력을 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총참모장의 부상이 예상됩니다.

이번 사태는 1단계 권력 재편에서 후견 세력이었던 장성택을 제거하고, 새로운 대체 인물들을 등장시키기 위한 2단계 권력 재편의 서막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따라서 북한 지도부 내에서 김정은에 대한 충성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정보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부 동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료사진)
<알맹이 없는 정부 주거 대책 후속 방안>

▶ 정부가 어제 주거 대책 후속 방안을 발표했지만, 기대했던 만큼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행복주택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 전망입니다.

보도에 박상용 기잡니다.

= 4·1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8·28 전·월세 대책의 후속 방안으로 정부가 어제 발표한 주거 대책은 새로울 것이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1%대 초저금리로 지원하는 공유형 모기지 주택을 3,000가구에서 1만 5,000가구로 확대한 것이 그나마 눈에 띕니다.

목돈 안 드는 전·월세 대책으로 발표했지만, 올해 단 2건에 불과했던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은 아예 폐기 처분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대책도 기존 정책을 수정·보완하는 선에 머물러 침체된 주택경기를 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선 공약인 행복주택사업마저 후퇴했습니다.

정부는 행복주택 공급 물량을 애초 20만 가구에서 6만 가구를 줄여 14만 가구만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과 정부 사이에 책임 공방이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회가 문제라며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무주택 서민들의 전·월세 대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 이상 묘안이 없는 정부와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는 국회 모두가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흔들리는 여당 '텃밭'… 목동 주민들 "박근혜 찍은 것 후회">

정부가 주민 의견 수렴을 소홀히 한 채 행복주택지구 지정을 강행하기로 하자 주변 지역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재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주민 반대가 원인이 됐을까요, 정부의 행복주택 계획이 축소 조정됐군요?

= 행복주택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으로 도심 유수지나 철도 부지에 값싼 임대주택 20만 가구를 지어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목동, 잠실, 송파, 공릉, 안산 등 5곳이 시범지구로 지난 5월 지정됐는데 주민 반발이 매우 심했습니다.

때문에 어제 국토부는 8·28 후속 대책을 통해 규모를 14만 가구로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디서 얼마나 줄어들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반발이 심한 곳일수록 가구 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행복주택을 지을 경우 주거환경개선사업과 도시재생사업 선정 시 가점을 줘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를 2.7%에서 1%로 낮추는 유인책도 내놨습니다.

그러나 5개 시범지구 지정은 내일 중앙도시계획위에서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 축소 계획에 대한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부분적인 축소가 주민들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행복주택 입지 선정에 문제가 있으므로 다른 곳으로 옮기라는 것입니다.

규모 축소나 유인책이 아무런 약발을 내지 못해 주민과 정부 간 갈등이 증폭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뭡니까?

= 지구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행복주택으로 인해 교통, 학군 등 여러 가지 점에서 환경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발이 가장 심한 목동의 경우 과밀화로 인한 교통과 학군 문제, 홍수로 인한 안전 문제가 생길 것으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목동에서는 2년 전 집중 호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는데요.

유수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유수지 확장이 불가능해지면 미래의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 어제 대책에서 정부는 지역 요구 사항과 관련해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죠?

= 국토부는 "지구 지정과 관련해 주민 반대가 여전하지만, 지역별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합리적 대안을 마련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말은 좀 다른데요.

두 달 전 국토부와 LH공사는 여론 수렴을 위해 목동아파트 18개 단지 주민 대표들과 만났는데 주민들은 두 가지를 문제 삼았습니다.

국토부 하급 실무자가 나왔다는 것, 의견 수렴의 자리라기보다 일방적인 성토의 자리였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국토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 어쨌든 내일 지구 지정이 될 텐데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겠죠?

= 주민들은 "소통 없는 일방통행이 계속될 경우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행복지구 주민들은 주민 또는 지자체와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서승환 국토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습니다.

당장 오늘 오후 행복지구 지정 반대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내일은 세종시에서 연합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특히, 정부가 행복주택을 강행할 경우 구유지 사용 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에도 나서기로 했습니다.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 출범… '빈 껍데기' 비판도>

▶ 우리나라에 들어서는 최초의 국제기구 본부인 녹색기후기금이 오늘 정식 출범합니다.

신기후체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국제기구라는 찬사와 재원 없이 출범하는 빈 껍데기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장규석 기자의 보돕니다.

= 오늘부터 한국도 국제기구 본부를 둔 나라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유엔 녹색기후기금 GCF가 오늘 오전 인천 송도 지타워에서 출범식을 갖고 업무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녹색기후기금은 기후변화에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들이 2020년 이후 연간 1,000억 불의 재원을 조성해 개도국과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계획대로라면 GCF는 지금의 세계은행보다 더 큰 규모의 국제기구로 성장하게 됩니다.

차세대 국제기구로 부상할 GCF를 유치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헬라 쉬르로흐 GCF 사무총장입니다.

"한국은 생동감 넘치는 국가이며. 녹색성장의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 논의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되고 그만큼 우리 기업의 개도국 개발사업 참여나 국제회의 유치 등 다양한 효과도 기대됩니다.

문제는 돈입니다.

현재 GCF에 재원 공여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힌 나라는 4,000만 불을 기여하겠다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독일과 영국, 노르웨이 등이 재원 공여 의사를 표명했지만, 구체적인 액수나 일정은 밝히지 않은 상태.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GCF가 '빈 조개껍데기'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습니다.

빈 조개껍데기로 전락할지, 아니면 제2의 세계은행이 될지 기후변화라는 큰 도전을 앞둔 전 세계의 관심이 한국의 GCF로 쏠리고 있습니다.

(사진=이미지비트 제공/자료사진)
<산후조리원, 전문 지식 없는 알바 고용… 산모는 불안>

▶ 아기를 낳고 나서 전문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려 가는 곳이 산후조리원이죠.

그런데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산후조리원들이 있어 산모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알바 같아 보이는 사람이 애를 안는데 목이 꺾이는 거예요. '코 빼는 기구 어디서 파느냐?'고 물어봤는데, 알고 보니 약국에서 파는 건데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조리원에 배신감 들죠"

28살 김 모 씨는 지난 10월 아이를 낳고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 입원했지만, 2주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뛰쳐나왔습니다.

아기를 돌보는 담당 직원이 아르바이트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산모들도 매일 바뀌는 담당 직원들 때문에 불안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부 산후조리원에서 자격증이 있는 간호조무사 대신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쓰는 겁니다.

현행법은 산후조리원이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등을 고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영유아를 돌보는 일에 자격증 없는 아르바이트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를 규제할 관련 규정이 미비해서 행정처분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입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오늘 조간 1면 톱은 전부 다 같은 내용이네요.

= 하나같이 어제 오후 국정원발로 갑작스럽게 알려진 북한 장성택 실각 관련 소식입니다.

헤드라인을 살펴보면 동아일보는 <北 김정은, 2인자 장성택을 숙청하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세계일보는 '장성택 실각'입니다.

이처럼 대부분 신문이 장성택 실각을 기정사실화한 데 비해 조선일보는 '실각說', 한겨레는 '실각 가능성 농후'라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표현을 썼습니다.

또, 중앙일보는 <김정은, 고모부 장성택 세력 쳐내 권력 굳히기>라고 써서 '권력투쟁', '권력구도 요동' 등으로 표현한 다른 신문들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 대선 개입 업본가요? 국정원은 이제 뭘 해도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국정원이 왜 지금 장성택 실각설을 흘렸을까?' 이런 의문을 언론들이 제기하고 있습니다.

한국일보 2면에 <국정원 교묘한 '타이밍 정치'>라는 기사가 있는데요.

여야 정치권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해 특검과 특위를 논의하는 시점에 국정원이 대형 정보를 공개해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쏟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경향신문 역시 3면에 <국정원 또 내부정보 이례적 공개… 개혁 논란 속 '존재감 과시'>라는 기사를 실었고, 서울신문 4면 <국정원 깜짝 브리핑 논란> 기사도 눈에 띕니다.

▶ 국제 외교 관계는 역시 비정한 건가요?

= 조선일보 18면에 <1년 前 달라이 라마 만났던 英 캐머런… 이젠 "티베트는 중국 영토">라는 기삽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염원하고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죠.

영국 캐머런 총리가 지난해 5월 런던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났는데 중국이 '투자 동결' 의사를 밝히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 혼쭐이 난 모양입니다.

▶ 그래서였나요? 캐머런 총리가 지난 2일 중국 방문에서 태도를 확 바꿨다고요?

= '달라이 라마를 언제 만났느냐?'는 듯 "티베트를 중국 일부로 간주하며,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답니다.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로서야 더없이 서운하겠지만, 그게 힘이 지배하는 국제 외교의 냉엄한 현실인 걸 어쩌겠습니까?

당장 우리나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유례없는 환대를 받았다"고 언론이 대서특필했지만, 이후 외교 현실은 어떤가요?

중국은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했고, 미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외면하는 일본과 '집단적 자위권 인정' 등 찰떡궁합이 되고 있잖습니까?

▶ 형사처벌도 대리로 받나 보죠?

=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유동천 전 제일저축은행 회장을 실제 범죄를 저지른 유 전 회장 아들을 대신해 처벌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서울신문이 1면에 보도했습니다.

유동천 전 회장은 1,200억 원대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실제로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 관련 다른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유 회장 배임 혐의는 아들 대신 형사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서울신문은 "그동안 소문이나 추측만 무성했던 '대리 처벌'이 검찰이 작성한 문건을 통해 확인된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법조 전문가들 사이에서 "검찰 스스로 사법정의를 무너뜨린 행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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