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연방 검찰은 미국이 현지 보안 전문가들을 고용해 지난 2005년부터 제네바에서 정보 수집활동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고 스위스 신문 `존탁스차이퉁'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와 정보 수집 계약을 맺었던 제네바에 있는 한 회사의 전 직원 두 명을 취재해 이 회사가 유엔빌딩, 국제기구, 각국 대표부 등에 대한 불법적인 감시활동을 하는 대가로 일 년에 100만 달러(약 10억6천여만원)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8명으로 구성된 정보 수집팀은 이들 건물 염탐을 위해 비디오 카메라, 기록장치, 무전기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요원은 "우리는 이런 활동을 고전적인 첩보 활동이라고 불렀다"면서 "미국 대표부에서 유엔건물 쪽으로 반경 1㎞ 안에 있는 건물을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움직임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관련 서류를 증거로 제시하면서 이렇게 수집된 정보들은 `보안 사고 관리분석 시스템'이라는 이름의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됐고,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계약을 맺었던 이 회사는 계약이 종료되면서 정보수집 요원들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제네바 미국 대표부에 근무했던 전 미국 방산업체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미국 대표부 직원으로 위장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노든은 전 세계 인터넷과 전화통화를 대상으로 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바 있다.
이 신문은 미국 정부는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스위스 정부로부터 베른 미국대사관 인근의 정보 수집에 대한 허가를 받으려 했으나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