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부동산 경기 침체 원인이 관련 법안 처리를 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는 국회 탓이라는 하소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전문가들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
정부의 이번 3차 주거 대책은 1~1.5%의 초저금리 지원으로 인기가 많은 공유형 모기지 주택을 당초 3,000 가구에서 1만5,000가구로 늘리겠다는 내용이 새로 추가됐다.
여기에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과 '생애최초 구입자금', '우대형 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를 통합해 금리와 자격조건을 다소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8.28 전월세 대책에서 발표됐던 내용을 보완한 것으로 그리 새로운 대책은 아니다.
KB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공유형 모기지를 대폭 확대해 중소형 주택을 중심으로 거래가 다소 활성화되겠지만, 전월세 대책으로는 다소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가 공유형 모기지 추가 신청을 오는 9일부터 받기로 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극심한 눈치 경쟁이 예상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혜택이 12월 말로 모두 끝나기 때문에 취득세 면제를 받으려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들이 대거 공유형 모기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박 전문위원은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을 심사하고 잔금을 지원하기 위해선 최소 20일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정부가 왜 뒤늦게 이런 대책을 발표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서둘러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 이번 대책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보다는 기획재정부와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동 경제수석은 2일 사전 브리핑을 통해 "3일 경제장관회의에서 부동산 대책의 보완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 수석은 그러면서, 전.월세난 완화와 취득세의 한시적 감면 반복으로 인한 시장의 혼란 해소, 민간 소비 진작, 투자 활성화, 주거복지 증진을 위해선 "부동산법안 처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취득세 영구 인하, 수직 리모델링 허용 등 관련 법안 개정이 시급한데 국회가 처리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여기에, 3일 정부가 후속대책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부처간 생색내기가 도를 넘어섰다.
주택 정책은 당연히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해야 하지만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격 발표함으로써 국토부는 냉가슴만 앓고 있다.
특히, 이번 대책 발표는 국토부가 언론에 사전 엠바고(보도 유예) 요청을 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이를 깨고 서둘러 발표해 부처간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