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원 출신으로 현재 한미문제연구소(ICAS)에서 활동 중인 닉쉬 박사는 이날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김학준) 주최로 워싱턴DC내 조지 워싱턴대에서 열린 '카이로선언 7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닉쉬 박사는 "19세기 메이지 시대때 일본 정부에서 나온 문건들을 보면 많은 경우에 독도가 한국 영토라고 밝히고 있다"며 "일본측 주장대로라면 1905년에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협상을 하고 조약을 맺어 독도를 사들였어야 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일본은 그같은 조약을 제안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동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시마네현 고시를 통해 독도를 강제 편입시켰을 때와 비슷한 시기인 1904∼1905년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 개발을 위해 파나마 정부와 협상하고 조약을 맺어 필요한 영토를 사들인 사실을 소개하고 "두개의 사례는 매우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에서 독도가 반환대상에서 누락된 것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라며 "미국 국무부가 기록관리청에 지시해 당시 비밀자료들을 확인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닉쉬 박사는 "오늘날 독도문제는 한일간의 최대 갈등요인"이라고 전제한 뒤 "독도 주변에서 앞으로 석유나 천연가스가 발견되거나 일본이 재무장하는 경우 매우 위험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센카쿠 열도에서 일어나는 분쟁은 10년, 20년, 또는 30년 후 독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서항 단국대 교수는 "현재 한일관계는 증기가 가득찬 압력솥과 같다"며 "압력솥에는 폭발을 막기위해 압력을 낮춰주는 '스팀 밸브'가 있는데, 일본이 그런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은 일본의 잘못되고 왜곡된 주장에 이끌려 은밀하게 일본 편을 들고 있다"며 "미국은 일본이 뉘우치지 않고 이기적인 주장을 펴고 있는데 대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김홍낙 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교수는 "미국이 샌프란스시코 평화조약에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지지했다는 주장은 매우 의심스럽다"며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강력한 근거로 삼고 있는 '러스크 서한'(1951년 8월10일 당시 딘 러스크(Dean Rusk) 미 국무부 극동담당 차관보가 양유찬 주미 한국대사에게 보낸 편지)은 오류투성이여서 전혀 신뢰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회의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제임스 메트레이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교수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1943년 카이로 선언을 제안한 것은 당시 장제스 중화민국 총통이 전후시기에 주변국에 대한 헤게모니를 행사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카이로 선언을 통해 중국이 주변국의 독립을 지지하도록 유도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쇼트 메릴랜드대 교수는 카이로선언 이후 동해(East Sea) 대신 일본해(Sea of Japan)가 국제적으로 통용된데 대해 "1929년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 일본해 표기로 정해진 게 결정적"이라며 "이것은 패권적인 식민지 시대의 발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