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방중 기자회견 취재금지 `소동'

中고위층 재산기사 쓴 블룸버그 취재 막아

중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수행 취재 중인 블룸버그통신 기자가 중국 정부로부터 공식 기자회견장 취재를 금지당해 영국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미국 블룸버그 소속 로버트 허턴 기자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캐머런 총리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회담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허턴 기자는 의회 취재단의 일원으로 캐머런 총리 수행취재에 나섰지만, 중국 당국으로부터 기자회견 참석은 적절치 않다는 통보를 받고 회견장 취재를 거부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총리실은 허턴 기자가 이날 아침 베이징 공항에서 취재단 버스로 이동하는 도중 중국 관계자로부터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들었다고 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처음 그런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고위급 차원에서 우려를 전달했고, 오늘 일을 보고받고서 고위 당국자에게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의 이런 대응은 캐머런 총리의 방중 경제외교 성과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일찌감치 선 긋기에 나선 차원으로 분석됐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했다가 냉각된 관계 개선을 위해 1년 넘게 속을 끓여야 했다.

이번 소동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고위지도층의 재산상황을 파헤친 블룸버그 기사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로 풀이됐다. 중국 정부는 문제가 불거진 이후 블룸버그 인터넷 사이트의 중국 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블룸버그 편집책임자들이 중국 내 취재활동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으며 이후 중국 정부에 민감한 기사를 삭제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후속 기사를 준비 중이라며 중국 관련 기사 삭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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