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벽화 엉터리로 복원한 스페인 성당 신부 구설수

성당 벽화를 복원하면서 예수 모습을 원숭이로 바꿔놓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스페인의 성당이 또 한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2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5개월간 수사 끝에 이 벽화가 있는 스페인 동북부 보르하시 성당 신부 플로렌시오 가르세스(70)를 교구 자금 유용 혐의로 체포했다.

가르세스는 21만 유로(약 3억300만원)의 성당 자금을 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가르세스가 돈세탁과 성적 학대도 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하고 있다.


이 성당은 신도인 세실리아 히메네스(83)가 가시 면류관을 쓰고 박해받는 예수 벽화를 복원하면서 원작과는 딴판인 원숭이로 그려 놓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원작 화가 후손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스페인 언론은 "역사상 최악의 복원", "망친 작업" 등으로 어이없어했다.

그렇지만, 상식을 벗어난 엉뚱한 복원 작업이 인터넷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라는 뜻인 '에케 호모'(ecce homo) 벽화를 '이 원숭이를 보라'라고 바꿔 부르기도 했다.

작년 8월 '복원' 이후 인구 5천 명인 이 마을에는 1년 사이에 7만여 명의 관광객이 이 작품을 보고자 찾아왔다.

예상 밖의 인기에 성당 재단은 관광객에게 1유로(약 1천400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재단은 이 입장료를 요양 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했다.

경찰은 가르세스가 유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돈이 이 입장료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부의 체포에 충격을 받은 히메네스는 "아직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내가 알기에는 그는 이 지역을 위해 20년 이상 일해온 좋은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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