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들은 2일(현지시간) 이번 사고를 보도하면서 6년째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한 그리스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빈곤층의 혹독한 겨울을 우려했다.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1일 밤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의 한 아파트에서 13살 소녀가 난로에 나무를 때다 연기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구급대가 출동했으나 소녀는 이미 숨졌고 같이 있던 어머니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아파트에 난방 기구는 난로가 유일했으며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숨진 소녀의 어머니는 실업자로 미납한 전기요금이 1천유로(약 143만원) 정도였으며 이에 따라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임금과 연금의 삭감, 증세 등 긴축정책을 펴면서 실업률이 상승하고 빈곤층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거나 난방유를 살 돈이 부족해 땔나무 등으로 겨울을 나는 가구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27일에는 그리스 북부 지역의 일부 시청이 난방비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관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일시 휴교령을 내리자 내무부가 난방유 관련 긴급예산을 배정한 사례도 있다.
그리스 실업률은 경제난이 시작된 2008년 5월에 7.2%였으나 지난 8월에는 27.3%로 치솟았고 연간 소득이 빈곤선에 못 미치는 가구의 비중은 지난해 23%를 기록해 2008년(20.1%)보다 3%포인트 정도 높아졌다.
그리스 기업 가운데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때 주는 기업이 절반에 그친다는 조사도 나왔다.
민간 부문 노동조합총연맹인 GSEE는 2일 월급을 1개월 이상 받지 못한 근로자는 모두 100만명이 넘었으며 월별로 임금을 주는 대신 분기별로 지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GSEE는 또 최근 한 호텔이 객실 청소원을 모집하는 광고에서 월급 대신 숙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며 기업이 근로자의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