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리핀 中ㆍ美대사 '남중국해 방공구역' 날선 공방

"주권 문제" vs "긴장 고조시킬 뿐"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대한 주변국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필리핀 주재 미·중 양국 대사가 2일(현지시간) 이에 대해 날선 설전을 벌였다.


마커칭(馬克卿) 주 필리핀 중국 대사는 이날 마닐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동중국해와 마찬가지로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수 있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제, 어디에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하느냐 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마 대사는 다만 현재로선 남중국해에 추가로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지 여부는 밝힐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중국 정부의 최근 조치에 대해 주변국들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쟁을 촉발시키자는 게 아니라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차단하자는 게 취지"라면서 "중국 당국에 통보하기만 한다면 이 구역 내에서 항행의 자유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필립 골드버그 신임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조치는 신뢰를 구축하고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의 방공구역 설정으로 긴장상황이 조성되고 판단착오의 가능성이 생길 것"이라면서 "이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됐건 남중국해가 됐건 절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런 판단착오의 가능성 때문에 (미국) 민항기들에 대해서는 위험을 감수하도록 놔둘 수 없다"면서 "따라서 민간 항공사들에 대해 사전통보를 하도록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가즈민 볼테르 필리핀 국방장관은 지난달 29일 중국이 남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동남아 일대에 긴장을 조성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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