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반정부 시위대 최후통첩 거부(종합)

경찰, 시위대에 고무탄 쏘기 시작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2일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려주고 퇴진하라는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를 거절했다.

잉락 총리는 TV로 전국에 방송된 기자회견을 통해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잉락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반정부 시위대를 이끄는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가 그에게 이틀간의 시한을 주겠다며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주고 퇴진하라고 최후통첩을 제시한 데 대한 답변이다.

수텝 전 부총리는 선거를 통하지 않고 국민의회와 국민정부를 구성해 현 의회와 정부를 대신하자는 제안했으나 이 제안은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법원은 주요 정부 청사 점거 시위를 주도하면서 현 정부를 마비, 전복시키겠다고 선언한 수텝 전 부총리에 대해 반란 혐의로 영장을 발부했다.


방콕 중심가와 시 외곽 정부청사 단지에는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최루탄, 물대포, 화염병, 돌 등을 동원한 공방전이 이틀째 계속됐다.

잉락 총리는 시위대나 국민을 향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했으나 경찰은 시위대에 고무탄을 쏘기 시작했다.

빠라돈 빠따나타붓 국가안보위원회(NSC) 의장은 방콕 시내 총리청사 인근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고무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총리 청사를 향해 진입하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탄을 수십발 쏘았으나 시위대가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자 고무탄을 발사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인해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시위 지역을 중심으로 6개 대학과 32개 초중고교가 임시 휴교했으며, 유엔아시아태평양본부 등 태국 주재 외교 공관들이 잇따라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시위로 인해 주말에 영업을 중단했던 방콕 중심가 대형 쇼핑몰들은 주변 지역 상황이 정상화됨에 따라 영업을 재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 30일 밤과 1일 새벽 방콕 외곽 체육관에서 친 정부 시위를 벌이던 이른바 '레드셔츠'들과 반 정부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들이 충돌해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 3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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