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은 지난 6∼11월 인천지역 아파트 1천319개 단지를 대상으로 관리비리 수사를 벌여 4명을 구속하고 24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피의자 유형은 입주자대표 90명, 관리사무소장 50명, 관리사무소 직원 7명, 거래업체 90명 등이다.
아파트 관리비리 수사는 처음에는 인천경찰청의 기획수사로 시작됐다가 이후 경찰청의 국민공감 기획수사 과제로 선정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경찰 수사 결과 소문으로만 떠돌던 아파트 관리비리의 실태가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아파트 하자보수·시설관리업체와 용역업체는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또는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각종 불법로비를 자행했다.
입주자 대표는 이런 검은 유혹에 빠져 금품과 향응을 받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줬고 부녀회 또한 알뜰장터 수입 등 각종 수입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횡령했다가 덜미가 잡혔다.
◈ 뒷돈 받고 아파트 시설보수 공사 맡겨
인천경찰청에 적발된 아파트 관리비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유형은 공사와 관련한 금품수수·금품공여 행위다. 총 42건 중 26건이 이런 수법을 이용했다.
아파트 하자보수와 시설관리 공사 때 형식적인 입찰을 거쳐 특정업체를 선정하면 업체는 그 대가로 공사비 일부를 입주자대표 측에 전달하는 유형이다.
남동구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59)씨 등 3명은 작년 1월 아파트 승강기에 대한 유지보수 공사를 특정업체에 맡기고 1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로 불구속 입건됐다.
부평구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B(50)씨 등 3명도 2008∼2012년 승강기 관리업체로부터 실제 유지·보수공사 비용보다 부풀린 견적서를 이용, 보험사에 수리비 보험료를 청구해 2천800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 부평구의 다른 아파트 입주자대표 C(63)씨는 2012년 3∼5월 소독업체와 경비업체로부터 재계약 대가로 총 28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 이중장부, 허위 회계보고서로 관리비 횡령
입주민들로부터 거둬들인 아파트 관리비가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부녀회 회원의 개인적 용도로 사용된 경우도 9건이나 있다.
D(42·여)씨는 2008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인천시 중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회계프로그램과 수납장부를 조작, 434차례에 걸쳐 1억8천만원의 관리비를 빼돌려 챙긴 혐의(업무상 횡령)로 구속됐다.
E(57·여)씨 등 아파트 부녀회 전 간부 4명은 장기수선 충당금으로만 적립하게 돼 있는 수입금 8천400만원을 빼돌려 부녀회 운영비와 선물비 등으로 사용했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 시 보조금도, 보험금도 '우리 돈'
인천시의 보조금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공사비를 부풀려 보조금을 과도하게 챙긴 사례도 있다.
계양구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 F(56)씨 등 6명은 지난 1월 '담장 허물고 나무심기 사업'과 관련한 시 보조금 1천200만원을 편취했다.
또 다른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G(51·여)씨 등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낙뢰나 태풍 등으로 아파트 인터폰이 파손돼 수리했다는 내용의 허위견적서를 보험사에 제출, 총 6차례에 걸쳐 보험금 2천700만원을 챙기기도 했다.
인천경찰청은 아파트 관리비리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간부진의 연임 금지, 수의계약 금지, 회계감사 강화 등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을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알릴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