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도미니카 주재 美대사 논란 속 부임

종교단체 등 내달 2일 반대시위 계획…일각선 환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측근 인사이자 동성애자인 신임 도미니카공화국 주재 미국 대사가 부임하면서 현지 종교단체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CNN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제임스 브루스터 신임 대사는 지난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주재한 가운데 취임 선서식을 가진 직후 교제해온 남성 파트너 밥 세터웨이크와 결혼식을 올리고 도미니카공화국에 부임했다.


그는 부임 직후 대사관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 메시지에서 "나는 배우자 밥과 함께 전세계를 여행했다"고 소개했고, 함께 출연한 밥은 "우리는 늘 도미니카공화국의 아름다움으로 돌아오곤 했다"고 인사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오바마 대통령이 브루스터 대사를 지명했을 때부터 거부 운동을 벌인 현지 종교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의 복음주의 협회는 다음달 2일을 '암흑의 월요일'(Black Monday)로 선포하고 전국의 모든 주민에게 옷과 차량에 검은 리본을 달고 브루스터 대사에 대한 반대 운동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루이스 로사리오 목사는 "미국은 우리에게 동성애자들의 결혼과 동성애자들의 입양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니콜라스 데 헤수스 로페스 로드리게스 추기경도 오바마 대통령의 브루스터 대사 임명에 대해 수차례 비판하는 발언을 내놨었다.

그러나 도미니카공화국 정부는 일찌감치 브루스터 대사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밝혔고, 현지 인권단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에 찬사를 보내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 컨설팅업체를 운영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정치자금 모금 활동을 벌였던 브루스터 대사는 최근 상원 인준 절차를 마치고 미국 역사상 7번째 동성애자 대사에 임명됐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동성애 대사는 지난 1999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상원 휴회기간에 임명한 제임스 호멜 전 룩셈부르크 주재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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