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를 제외한 교과서 집필자 모임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자 협의회는 29일 긴급 회동을 갖고 "수정명령은 현행 검인정 제도의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적법 절차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거부한다"며 수정명령 철회를 요구했다.
한필협은 이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해 전문가 자문회의 및 수정심의회의 명단과 회의록 정보공개청구, 헌법소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수정심의회 심의 결과를 토대로 수정·보완 권고한 829건 가운데 788건을 승인하고 나머지 41건은 발행사에 수정명령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금성출판사와 교학사가 각각 8건으로 가장 많고 천재교육 7건, 두산동아 5건, 미래엔 5건, 비상교육 4건, 지학사 4건 등이었다.
나승일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수정명령 대상을 선정할 때 수정심의회에서 사실관계에 대한 객관적인 오류사항, 집필기준이나 편수용어 등 일반적인 기준,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인식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교과서 발행사는 지난 1일 교육부의 수정·보완 권고사항을 반영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학계 전문가 15명이 참여한 '수정심의회'를 지난 14일 구성해 대조표를 심의했다.
수정심의회가 이의를 제기한 내용을 보면 북한 관련 부분과 1980년대 민주화운동 부분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교육부는 수정명령 사항을 반영한 발행사들의 수정·보완 대조표를 다음달 3일까지 제출받은 후 다시 수정심의회를 개최해 다음달 6일쯤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수정명령 사항을 발행사가 수용하지 않으면 발행정지나 검정취소 등 행정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부는 수정승인이 된 교과서는 우선 전시본을 웹사이트에 전시하고 다음달 18일쯤 인쇄본을 학교에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달 말 학교현장에서 교과서 선정이 이뤄지면 내년 2월말까지 교과서를 공급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교육부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