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전 英 총리, EU 탈퇴론에 일침

이주민 문제로 탈퇴론 고조되자 "심각한 대가 치를 것" 경고

존 메이저 전 영국 총리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 심각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이주민 문제로 고조되는 정치권의 EU 탈퇴론에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집권 보수당의 원로인 메이저 전 총리는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조기 시행을 주장하는 당내 반(反) 유럽파를 겨냥해 EU를 떠나는 것은 영국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비회원국으로서 새로운 규제에 속박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29일(현지시간)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메이저 전 총리는 전날 런던 경영자연구소 연례 만찬 연설에서 "국민투표 통과로 EU 탈퇴가 현실화한다면 영국과 EU 모두에게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이 벌어져도 영국이 살아남기는 하겠지만 경제적 풍요와 일자리, 국제적 특권 등 측면에서 심각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저 전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는 EU가 결속력을 강화하는 시점에 가장 가깝고 큰 교역 시장을 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U 재정 분담의 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탈퇴론자의 주장과 달리 비회원국 신분으로 교역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경제적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비회원국인 노르웨이의 EU 교역 비용이 국민 1인당 기준 영국 EU 분담금의 80%에 이르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메이저 전 총리는 EU 탈퇴의 대안으로 영국의 지위를 둘러싼 협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협상론을 지지했다.

그는 EU 회원지위에 대한 오랜 논쟁을 국민투표로 해결하는 노력은 바람직하지만, EU와 협상을 통해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 현실적인 접근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990년 고졸 출신 보수당 총리에 올랐던 메이저 전 총리는 이에 앞서 에너지요금 인상 문제와 지도층의 엘리트주의를 비판하는 등 최근 들어 정치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분리독립 후 영국의 파운드화를 계속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발상이라고 공격했다.

영국에서는 EU 이주민에 대한 반감 속에 정부가 이주민 복지 규제를 추진하면서 EU 탈퇴론이 고조되고 있다.

보수당 연립정부를 이끄는 캐머런 총리는 당 안팎의 반(反) 유럽 정서에 밀려 재집권에 성공하면 2017년 안에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제시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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