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된 프로야구 베테랑들, 새 소속팀 찾을까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김선우(왼쪽부터), 신명철, 최향남이 현역 생활 연장에 도전한다. (자료사진=두산 베어스/삼성 라이온스/KIA 타이거즈)
베테랑들의 겨울이 춥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싶지만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스로 명단 제외를 요청한 경우도 있지만 겨울 동안 새 둥지를 찾지 못하면 사실상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는 현실에 부딪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2014년 구단별 보류 선수 513명을 공시했다.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해 총 61명이 명단에서 빠졌다. KIA 투수 손동욱처럼 수술로 인한 재활로 보류 선수 명단에서 빠진 경우도 몇몇 있겠지만 대부분은 방출이다. 특히 베테랑들은 은퇴나 다름 없는 통보다. 하지만 몇몇 베테랑들은 코치직 제안도 거부하고, 여전히 현역 생활 연장을 노리고 있다.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면 베테랑들을 탐내는 구단들도 있다. 과연 베테랑들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김선우·신명철 '뛰기 위해 방출 선택'

우완 투수 김선우(36)는 두산의 코치직 제안을 거부하고 방출을 선택했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김선우는 2009년 11승, 2010년 13승, 2011년 16승을 거두며 두산 마운드를 이끈 베테랑이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주춤하면서 두산과 이별했다.

김선우는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다. 부상 관리만 잘 한다면 여전히 선발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다. 게다가 라커룸 리더로 후배들도 잘 따른다. 덕분에 한화를 비롯한 몇몇 팀에서 김선우 영입을 타진하고 있다.

2루수 신명철(35) 역시 스스로 삼성을 떠났다. 2009년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기도 한 신명철은 지난해 44경기, 올해 37경기를 뛰는 데 그쳤다. 조동찬이 부상을 당했지만 신명철은 1군에 올라가지 못했다.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내야가 약한 팀이나 신생구단 KT 같은 경우는 신명철을 데려와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최향남 '다시 한 번 미국으로'

최향남은 올해 마흔둘이다. 내년이면 마흔셋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최향남은 꿈을 위해 다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미국 무대에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계획이다.

풍운아다운 결정이다. 2006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 A 버펄로 바이슨스에서 뛴 최향남은 2007년 다시 롯데에 입단하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2009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고,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 A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다. 이후 2010년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2011년 롯데, 2012년 KIA에서 활약했다.

▲강동우·최영필 '아직 뛸 수 있는데…'

강동우(39)는 2011년까지 한화의 톱타자였다. 하지만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다. 지난해 타율 2할5푼3리에 그쳤고, 올해는 부상으로 26경기 출전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한화에서 방출됐다. 하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상태로 알려진 만큼 야구 인생의 마지막을 불태우겠다는 각오로 새 팀을 구하고 있다.

최영필(39) 역시 현역 생활을 계속한다는 생각이다. 올해 평균자책점 6.23으로 부진하면서 방출됐지만 22경기에서 17⅓이닝을 던졌을 만큼 활용 가치가 있다.

이미 기량은 인정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결국 몸 상태가 관건이다. 나이가 있는 만큼 구단들도 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은 내년 1월31일까지 계약을 해야 2014년에도 뛸 수 있다. 베테랑들에게는 그야말로 추운 겨울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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