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경찰은 "1부리그 9경기를 포함, 오스트리아 프로축구에서 2004년부터 총 17경기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전·현직 선수 20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안트레아스 홀처 수사과장은 "정확한 금액을 추정하기 어렵지만 매우 큰 금액이 오고 간 것으로 보인다"며 "최종 결과보다는 전반전 스코어나 페널티킥 횟수를 맞추는 방식으로 도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홀처 과장은 또 지난주 불법 도박에 가담한 2명의 알바니아 남성을 체포, 이들로부터 사건에 연루된 선수 명단 26명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승부 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붙잡힌 수비수 도미니크 타보가(31)가 소속됐던 1부리그 캅펜베르크, 그뢰디히 경기에서 승부 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타보가는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전(前) 국가대표 사넬 쿨리치(36)의 제안을 받고 승부 조작을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보가는 이후 그뢰디그에서 승부 조작을 하려고 팀 동료 4명을 설득시키려고 했다고 시인했다.
승부조작된 17경기 가운데 3경기는 올 시즌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은 타보가가 그뢰디그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인 10일 라피트 비엔나와의 2-2 무승부 경기다.
타보가는 후반 40분 상대에게 페널티킥을 주는 반칙을 범했다. 한때 2-0까지 앞서던 그뢰디그는 페널티킥으로 골을 내주며 결국 동점으로 승부를 마무리했다.
타보가는 이 경기 다음날인 11일 경찰에 체포됐다.
타보가는 쿨리치에게 3만 유로(약 4천327만원)의 빚을 졌으며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하자 쿨리치가 협박했다고 진술했다.
쿨리치는 타보가가 경찰에 잡힌 줄 모르고 타보가와 만나려다 12일 붙잡혔다.
쿨리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축구협회와 오스트리아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공동 성명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하겠다"며 "부정이 밝혀지면 강력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