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중앙은행, 주택거품 차단 전격 착수

대출 특혜제도 전격 축소…중소기업 여신에 초점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가 28일(현지시간) 주택시장 거품 방지를 위해 지난해부터 실행해온 대출 특혜 프로그램을 전격 축소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이날 대출펀딩제도(FLS: Funding for Lending Scheme)에서 모기지(주택담보대출)와 개인 대출은 내년부터 제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계속되면서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FLS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는 은행에 BOE가 낮은 비용의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유인책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실행돼왔다.

그러나 영국의 주택 가격이 지난 12개월 약 7% 치솟아 3년여 사이 최고 수준을 보이면서 거품 우려가 커져 왔다. 모기지 승인 건수도 지난 9월 5년 6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재무부가 외국인에 대한 부동산 과세도 검토하는 것으로 앞서 전해졌다.

카니는 "부동산 여신 열기로 더는 대출 특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FLS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집값 안정을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조치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회복을 부추기고자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추구해온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도 FLS 축소에 동의했다.

모기지 업계는 카니의 발표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영국 모기지은행협회의 폴 스미 회장은 "FLS 축소가 전격적이지만 시장에 충격은 아니다"라면서 "유동성 확보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로 모기지 금리가 궁극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인 주택구매지원법(Help to Buy)은 손질되지 않았다.

주택구매지원법은 오스본이 경기 회생책의 하나로 내놓은 것으로 영국 재무부가 모기지 일부를 보증하거나 무이자 대출로 주택 구매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지난 4월 1단계로 신규 주택 구매자에게 가격의 20%까지 무이자 대출했고 지난달에는 같은 혜택을 모든 주택 구매자로 확대했다.

이 제도에 대해 경제학자들과 야당인 노동당은 주택시장 활성화보다는 집값 상승만 부추기는 역효과가 크다고 비판해왔다.

또 영국은행가협회(BBA)도 이것이 주택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면서 정부가 언제 어떻게 끝낼 것인지의 출구 전략을 제시하도록 압박했다.

카니의 성명이 나오고 나서 파운드화는 28일 오후 달러에 대해 가치가 0.4% 상승해 파운드당 1.6344 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부동산 관련 주식은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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