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점령시위 때 부당체포' 논란 경찰손 들어줘

"시위하다 현장 떠나지 않으려 볼만한 이유있다"

미국 연방법원이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 당시 부당하게 체포됐다며 한 부부가 뉴욕시와 경찰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래픽 아티스트인 훌리오 호세 하메네스와 부인 헤더 카펜터는 2011년 10월15일 맨해튼 그리니치빌리지에서 금융권의 '탐욕'을 비판하며 점령시위대가 점거한 씨티은행에 갔다가 경찰에 체포돼 사흘간 유치장 신세를 졌다.

이들 부부는 씨티은행 계좌를 폐쇄하러 갔을 뿐인데도 경찰이 자신들을 시위대로 오인해 잘못 체포했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나 맨해튼 연방법원의 데니스 코트 판사는 선고 공판에서 원고측이 씨티은행의 퇴거 요청 이후에도 몇분간 현장에 머물렀기 때문에 경찰로서는 무단침입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며 경찰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은행 계좌 폐쇄는 물론 적법한 행위지만 진압작전에 돌입한 경찰에게 발견된 이상 경찰은 이들이 시위를 하다 현장을 떠나지 않으려 창구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정 경찰관이 자신들을 가혹하게 대했다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송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뉴욕시 당국은 "시의 책임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원고 측은 '기이하고도 당혹스런 판결'이라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원고측 대리인인 로널드 쿠비 변호사는 "계좌를 폐쇄한 뒤 은행을 떠난 것은 재판부도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시위대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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