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강사 시켜주마" 44억 받아챙긴 '가짜 정교수'

사기 혐의 구속…실제 부정입학시킨 정황도 확보

(사진=이미지비트 제공)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유명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들에게 "학교발전기금을 내면 전임강사로 임용받게 해주겠다"며 44억 원 넘게 받아챙긴 전직 교수 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9일 A대학교 산업교육원 주임교수를 지낸 윤모(55) 씨와 B대학교 저자특강교수를 지낸 임모(52) 씨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재직 당시 계약직 강사이면서도 자신을 "대학 정교수이자 외국 유명대학교 교환교수"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윤 씨는 자매결연을 맺은 체코의 한 예술학교 유학을 빙자해 수십 명의 학생을 모집한 뒤, 6개월치 수업료와 기숙사비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를 갚기 위해 이모(49) 씨 등 7개 대학의 음악과 교수와 강사들에게 접근, "A대학교 전임강사로 임용받게 도와주겠다"며 1인당 많게는 11억여 원을 받는 등 44억 5742만 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피해자에게서 받은 돈을 기존 피해자에게 갚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도 사용됐다.

특히 B대학 저자특강교수였던 임 씨는 윤 씨에게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뒤, 자신도 그 수법 그대로 다른 시간강사들에게서 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임 씨 역시 전임강사 임용을 미끼로 1인당 많게는 9억원을 받아,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명에게서 17억 82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의 범행계좌를 역추적한 결과 이미 피해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도 수십 명에 이른다"며 "이름이 알려질까봐 피해 사실을 숨기거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음악대학원 입시와 관련, 윤 씨가 심사위원에게 수천만 원의 금품을 주거나 레슨 알선을 통해 실제로 부정입학시킨 정황도 확보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