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1957년부터 백악관 전통으로 자리 잡은 칠면조에 대한 `사면행사'가 열린 것이다.
두 딸 사샤, 말리아와 함께 로즈가든에 나타난 오바마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참석자들에게 추수감사절 인사를 건넨 뒤 사면대상으로 선정된 칠면조 '팝콘'(Popcorn)과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한 대역 '캐러멜'(Caramel)을 소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두 칠면조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며 "'팝콘'이 뽑힌 것은 웃긴 이름을 가진 칠면조도 정치적으로 미래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웃긴 이름을 가진 칠면조'라는 표현은 2008년 대선출마 당시 스스로를 '웃긴 이름을 가진 삐쩍 마른 아이'라고 지칭한데서 연유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미국 대통령 자리는 많은 경이롭고 엄숙한 임무들을 수반하는데, 이 칠면조 사면은 그중의 하나가 아니다"라고 농담을 한 뒤 "그렇지만 이 사면이 위대한 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는 '사면의식'을 거행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추수감사절은 칠면조에게 최악의 날"이라며 "특히 두 마리의 개를 가진 집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두 칠면조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투표에 의해 공개 결정됐으며 '팝콘'과 '캐러멜'이라는 이름은 이 칠면조들을 직접 키운 미네소타주의 루소 카운티의 초등학교들이 지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칠면조는 추수감사절에 빠질 수 없는 요리지만 백악관에서는 대통령이 미국칠면조협회에서 증정한 칠면조가 생을 끝까지 누릴 수 있도록 사면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다만 공식적 사면행사로 치러진 것은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때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사면을 받은 칠면조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생가가 있는 마운트버논으로 옮겨져 내년 1월6일까지 전시된 뒤 버지니아주의 리스버그의 칠면조 농장에서 여생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