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자연계 수능 만점자 전봉열(20) 군의 말이다.
전남 목포 홍일고 출신인 전군은 지난 2012학년도 첫 수능에서 표준점수 530점으로 고려대 생명과학부에 합격했지만 의사의 꿈을 이루고자 다시 대입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재수에서는 만족할 만한 점수가 나오지 않아 그해 12월 서초 메가스터디 학원에서 본격적인 삼수 생활을 시작했다.
낯선 서울 생활에 특히나 고시원 생활이 쉽지는 않았지만 이를 악 물고 공부했다.
2녀 1남의 막내인 전군은 드라마를 보고 흉부외과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간호사인 누나 두 명의 영향도 컸다.
하지만 재수와 삼수 생활이 녹록치 만은 않았다.
전군은 "재수 시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어머니가 운영하는 김밥집이 자리잡지 못해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전군의 아버지는 건축현장의 소장으로 근무하고, 어머니는 목포에서 김밥집을 운영하고 있다.
<'겉핥기' 아닌 꼼꼼히 보는게 가장 중요>
수능 만점, 전군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전군은 "가채점은 만점이 아니어서 진짜 놀랐다"며 "쉬운 문제를 몇개 틀려 답안지를 밀려쓰지는 않았나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수능 만점 비결을 묻자 수험생활을 길게 한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전군은 "수험생활을 길게 한게 결과적으로 이득됐다"면서 "삼수하면서 보니 대충 하는 '겉핥기'가 아니라 한 번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맞다는 것을 느꼈다"며 "꼼꼼히 보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생활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물으니 "술을 많이 먹고 싶었는데 체력이 안돼 못 마시겠다"며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졸업 전 3학년 담임이었고 재수를 결심했을 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목포 홍일고 김광표 교사는 "재학 중에 항상 겸손하고 착했던 전군이 졸업 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원서 접수하러 온 걸 보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생각했는데 만점을 받아 대견하다"며 "목포라는 외진 곳에서 이렇게 경사가 났으니 학교는 물론 지역의 자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전군은 고려대 의대에 수시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