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10시께 산둥성 창산(蒼山)현의 공안국에 대교(대령), 상교(대령-중령사이) 등의 계급장을 단 '군인' 5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번호판도 없는 아우디 지프 등 차 두 대를 나눠타고 공안국 안으로 들어온 뒤 직원들에게 대뜸 "국장을 불러오라"고 호통을 쳤다. 또 공안국 접대실과 정치위원 사무실을 둘러보기도 했다.
상교 계급장을 단 '군인'은 자신들이 중앙경호국 산하의 비밀기관인 특수감독기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 특정사건을 협의하기 위해 공안국장에게 '기밀명령서'를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비밀보호법'을 들먹이며 "관련 내용을 다른 사람이 들어선 안 된다", "관련 자료만 놓고 딴 곳에 가 있으라"며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손에 '군관증'을 쥐고 있었다.
공안국 직원들은 고급간부, 중간간부, 경호원으로 구성된 이들의 행동이 그럴듯해 보이기도 했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상급기관 관료들이 이유없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그랬지만, 안건 인계는 상급공안이나 무장부문(군조직)을 통해 내려오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공안국측이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한 '군인'은 즉각 자신들의 '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장 상황을 일러바치기도 했다.
공안국 직원들은 일단 이들의 요청에 응하는 척하면서도 관련 기관에 이들의 신분을 문의했고 한참 뒤에야 이들이 모두 가짜 군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군인'들은 공문서 위조 혐의 등으로 현장에서 즉각 체포됐다. 또 '사령관' 역할을 하며 이들을 외곽에서 지원한 사기단 두목 등 일당 8명도 추가로 검거됐다.
조사결과 이들이 신분을 위장하면서까지 공안국을 찾은 목적은 지난 7월 수감된 동료를 구출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 역시 군인행세를 하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200만 위안을 사취한 혐의로 구속됐다.
공안기관은 특히 이들 일당이 평소에도 군복을 입고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고 군부대 기율과 유사한 강령까지 만들어 공유해 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