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 백진희, '상속자들' 박신혜, '응답하라 1994' 고아라, 90년생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아역부터 차근차근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력과 자연스러운 마스크를 무기로 브라운관을 주름잡고 있는 것. 이들을 90년생 황금라인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젊은 여배우가 없다"고 아우성인 방송가에서 이들은 두각을 발휘하고 있다. 한 드라마 PD는 "이들의 작품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지금도 잘하지만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에서 작품에 꼭 출연시키고 싶은 배우들이다"고 말했다.
◈ 순진하고 착한 딸→왈가닥 공주, 백진희
백진희는 '기황후' 타니실리를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인정받고 있다. 타니실리는 원나라 최고 권력자 연철(전구환)의 딸로 시기와 질투가 강한 여인으로 그려진다. 내명부 최고 권력자인 황태후(김서형)와 기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데뷔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유분방한 캐릭터지만 백진희는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덕분에 당초 드라마 중반부까지만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마지막까지 출연이 확정됐다.
'기황후' 관계자는 백진희의 활약에 대해 "호감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무거운 사극에 중요한 활력소를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앞으로 하지원과 백진희의 팽팽한 신경전 역시 볼거리다. 백진희의 계속된 투입으로 마지막까지 극 전개에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新 '눈물의 여왕' 박신혜
박신혜도 '상속자들'의 통해 주가를 높이고 있다.
2003년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꽃'으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딛고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은 박신혜는 '상속자들'에서 농익은 연기력과 외모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박신혜가 맡은 차은상은 전형적인 캔디형 캐릭터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이유도 박신혜의 공이 크다는 반응이다.
매회 눈물을 쏟으며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한 박신혜에 촬영 관계자는 "'큐' 사인을 받자마자 5처 만에 눈물을 뚝뚝 흘린다"며 "흐느낌도 없이 굵은 눈물방울을 떨어뜨려 깊은 연기 내공이 돋보인다"고 칭찬했다.
◈ '반올림' 이후 비상 시작, 고아라
매회 케이블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응답하라 1994'의 히로인 고아라도 90라인에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고아라가 연기하는 성나정은 "입에 걸레를 물었다"고 면박을 받을 정도로 걸걸하고 선머슴 같은 면이 있지만, 첫 사랑에 흔들림을 느끼는 복잡 미묘한 캐릭터다. 고아라는 나정을 표현하기 위해 짧게 자른 단발에 파마를 하는가 하면,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트레이닝복을 교복처럼 입고 나온다. 캐릭터에 충실한 고아라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고아라는 2005년 KBS '반올림'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음에도 이렇다 할 대표작을 만들지 못했던 고아라는 '응답하라 1994'에서 연기력은 물론 근성까지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