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적장애인, 총리 몰라 국적취득 거부돼

사회지식 부족 이유…변호인 "인권 침해 상고할 것"

스페인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사회 지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적 취득이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파이스가 26일 보도했다.

에콰도르 출신의 지적장애인 남성은 최근 스페인 고등법원에 국적 신청서를 제출했다.

13년 전부터 스페인 남부지역 알메리아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이 남성은 국적 취득을 위해 언어, 문화 등 스페인 사회 지식에 관한 시험을 봤다.

담당 판사는 스페인 총리인 마리아노 라호이가 누구인지, 마드리드의 미술관 프라도가 어떤 곳인지 물었으나 그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스페인 국기 색깔은 알지만, 주요 도시 이름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 장애인은 스페인에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고 다른 장애인을 위한 공예를 배우고 있으므로 국적 취득 조건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담당 판사는 "스페인어를 안다고 해서 스페인 사회에 적응했다고 볼 수는 없다. 법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고, 지적장애인이라고 특혜를 줄 수는 없다"며 국적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 장애인의 변호사는 스페인 헌법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판결이라며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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