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 프로그램은 관타나모에 수감자들이 속속 도착한 이듬해인 2003년, 수용소에서 불과 몇 백m 떨어진 한 비밀 시설에서 시작됐다.
작은 가옥 8채로 된 비밀 시설은 비틀스의 곡 제목이기도 한 '페니 레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는 게 이 시설을 잘 아는 이들의 얘기다.
이 곳에는 수감자들의 허접스러운 감옥과 달리 주방과 샤워실, TV, 테라스가 있었고, 일부 수감자들은 음란물을 즐기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타나모 수감자라고 해서 모두 이중간첩이 될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전·현직 관리들은 수감자 수십명이 평가를 받았지만, 불과 소수만이 CIA 간첩으로 활동하겠다고 서명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CIA는 수감자들을 첩자로 만들기 위해 가족의 신변 안전과 돈을 약속했으며 이에 필요한 자금은 CIA 비밀계좌에서 나왔다고 전·현직 당국자들은 전했다.
이 프로그램에 들어간 비용은 수백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CIA의 이중간첩 프로그램은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다.
전·현직 관리들은 한 수감자 출신 이중간첩이 미국인을 살해하고 나서 자신이 CIA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폭로한 일을 거론했다. 알카에다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 내 이중 첩자를 잡아내는 수준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중간첩 프로그램은 관타나모에 들어오는 수감자들이 점점 줄어들던 2006년 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