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파 아만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쿠알라룸푸르 주재 싱가포르대사에게 도청 지원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우리 정부가 강력히 반대하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방과 이웃 국가에 대한 스파이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 이는 이웃 국가에 대한 진정한 우호와 책임 정신에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날 싱가포르와 한국이 이른바 '다섯 개의 눈'(Five Eyes)의 핵심 도청 파트너 역할을 하며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의 정보 수집을 도와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에드워드 스노든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의 폭로 문건을 인용, 동남아 통신 허브 역할을 해온 싱가포르가 미국과 호주 정보기관이 환태평양 해저통신망을 이용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의 국제전화 및 인터넷 접속 내용을 도청하거나 감시하는 것을 도왔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에 앞서 이달 초에도 호주와 영국 언론이 쿠알라룸푸르 주재 미국과 호주 대사관이 관내 전자장치를 활용해 스파이행위를 해왔다는 의혹을 보도하자 양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