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노예사건'…관련자 신원 등 내막 드러나

30세 피해여성 모친은 16년 전 창밖 투신 의문사

런던에서 여성 3명이 30년 감금생활 끝에 구출된 사건의 수수께끼 같은 내막이 관련자 신원의 공개로 베일을 벗고 있다.

평생을 갇혀 지낸 것으로 알려진 30대 피해 여성의 모친은 집단생활을 하던 16년 전 의문사했으며 69세의 말레이시아 여성은 45년 전 영국에 유학 왔다가 실종된 인물로 알려졌다고 26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피해자 가운데 가장 어린 여성 로지 데이비스(30)는 1997년 런던 남부 헌힐에서 44세의 나이로 사망한 사이언 데이비스의 딸로 확인됐다.

데이비스는 당시 이번 사건의 용의자 부부 및 다른 피해자 두 명과 집단생활을 하던 중 창 밖으로 떨어져 의문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지의 모친인 데이비스는 1978년 용의자들과 정권 붕괴를 위한 공산주의 무장투쟁을 모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인물로 사망 경위는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데이비스의 과거 사망기록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로지가 모친 사망 후 용의자 부부에 입양돼 집단생활을 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성적 착취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피해자인 말레이시아 여성은 1968년 영국에 유학하러 왔던 아이샤 마이툼으로 알려졌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여동생의 제보를 통해 보도했다.

쿠알라룸푸르에 거주하는 여동생 마마르는 아이샤가 약혼자와 함께 영연방 장학금을 받아 런던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급진이념에 빠져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마마르는 "언니의 실종으로 가족들은 숨 막히는 고통의 세월을 보냈으며 어머니도 딸을 만나겠다는 소원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자선단체의 제보로 런던 남부의 가정집에서 30년간 노예생활을 해온 57세 아일랜드인 등 여성 3명이 구출된 사건은 지난주 런던경찰청의 발표로 공개돼 충격을 던졌다.

경찰은 런던에서 30년 동안 감금된 채 노예생활을 해온 피해자 2명은 남성 용의자와 공산주의 이념을 같이해 처음 만나 집단생활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석으로 풀려난 용의자 신원은 인도 출신의 아라빈단 발라크리시난(73)과 탄자니아 출신의 부인 찬다(67)라고 확인했다.

용의자 부부는 1970년대에 잉글랜드 공산당원으로 활동하다 탈퇴해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의 사상을 신봉하는 조직을 결성했다. 런던 브릭스턴 지역에서 모택동기념센터를 만들어 한때 대규모 조직원을 거느렸지만 1978년 경찰의 검거작전으로 해산돼 지하로 은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수십 년간 여러 명이 이번 사건에 개입돼 실체 규명에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자세한 수사 내용 공개를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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