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방공식별구역에 中 진입땐 즉시 경고"

"中, 공식발표 30분 전에야 우리측에 통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

방공식별구역, 영어로는 카디즈(KADIZ). 참 생소한 용어죠. 풀어 말하면 한 나라의 군용비행기가 날아다닐 수 있는 하늘의 영역을 말하는 거랍니다. 이건 우리가 지배하는 영공의 개념과는 또 다른 개념이라는데. 그런데 중국이 자기네 방공식별구역 카디즈를 새로 정하면서 우리나라 구역과 겹치는 구역이 생겼습니다. 남서쪽 모퉁이, 제주도의 약 1.3배 크기가 겹치는 건데요. 우리 군은 일단 중국측에다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통보를 했습니다마는 중국이 이걸 순순히 받아들일지 걱정입니다. 국방부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김 대변인님, 안녕하세요?

◆ 김민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방공식별구역 카디즈, 이게 참 생소한데. 이게 영공하고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 김민석> 영공이라고 하는 것은 잘 알겠지만 저희 영토와 영해, 그 위에 있는 하늘을 영공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우리 영토, 영해의 마지막 선을 수직으로 쭉 이어놓은 것이 영공..

◆ 김민석>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영공은 대한민국의 법적인 권한이 다 적용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도록 그렇게 되어 있는 곳이 영공인데. 그러나 이 카디즈, 방공식별구역은 비행물체들이 워낙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미리부터 알고 있어야 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영공 바깥으로 선을 적절하게 그어서 거기에 들어오면 비행물체가 무엇인지 식별하기 위해서 그어놓은 선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영공선 바깥으로 한참을 연장해 놓은 구역.

◆ 김민석> 네. 그래서 우리 비행기가 당연히 다닐 수 있고 다른 나라의 비행기도 무해통항권이 있습니다.

◇ 김현정> 통항권이요?

◆ 김민석> 네. 그러니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그냥 지나갈 수 있다, 이렇게 하는데.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 거기 들어오면 어떤 비행물체인지 식별하고 해야 되는데 미리 통보하면 편리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구역으로 들어오면 사전통보를 한다.

◇ 김현정> 사전통보를 하고 지나갈 수 있는 구역. 그렇지만 영공처럼 다른 나라 비행기가 사전통보 없이 들어온다고 바로 격추하고 이런 건 아니고요?

◆ 김민석> 네, 그렇죠. 누구나 다닐 수 있는 구역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방공식별구역 카디즈는 도대체 어떻게 정하기에 중국하고 우리하고 겹칠 수가 있습니까?

◆ 김민석> 대한민국의 카디즈는 1951년 6.25전쟁 때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서해쪽은 사실 거기가 비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서해쪽이 비어있었다는 말씀이 무슨 말씀이세요?

◆ 김민석> 서해쪽은 서로 어느 구간은 중국측도 방공식별구역이 없었고 우리들도 더 이상 확장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런 구역에 갑자기 설정을 해서...

◇ 김현정> 그러니까 좀 비어 있는 구역이 있는데 그쪽 비어 있는 것을 중국이 먼저 채우면서 우리 것까지 침범을 해 온 거군요?

◆ 김민석> 그렇습니다. 기존에 우리가 사용하던 방공식별구역을 지나가면서도 중국측에 통보해 줘야 되는 그런 게 생기는 것이죠. 따라서 우리 한국은, 대한민국 정부는 그 구역을 인정하지 않겠다 해서 지나가더라도 통보하지 않겠다고 하는 게 우리 정부의 기본 방침입니다.

초계비행중인 KF-16 편대(자료사진, 출처:공군홈페이지)

◇ 김현정> 우리 항공기가 겹치는 구역을 지나가더라도 우리는 통보 안 하겠다라고 이미 방침 정하셨어요?

◆ 김민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중국이 만약 통보 없이 넘어오면 그때 우리는 어떻게 합니까?

◆ 김민석> 우리들은 당연히 경고를 하겠죠.

◇ 김현정> 우리는 경고합니까?

◆ 김민석> 네.

◇ 김현정> 그러면 그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도 경고하겠다" 이런 식이 되면 서로 간에 굉장히... 최악의 경우 무력충돌까지 갈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이 발생되는 거 아닌가요?

◆ 김민석> 무력충돌이라고 하는 것은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 한 무력충돌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다만 가끔 동해쪽으로 다른 나라 군용기가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거기가 대한민국의 방공식별구역이라 하지만 혹시라도 우리 영공을 침범할까 봐 우려해서 저희들이 전투기를 띄워서 동해 하늘에서 경계활동을 합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말씀하신 대로 무력충돌, 최악의 상황까지 안 갈 것이다라고 예측은 하지만 지금까지 안 하던 염려를 우리가 해야 되는 상황이 된 건 분명하지 않습니까?

◆ 김민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골치아파진 건데 중국에다가 이걸 항의를 하니까 중국측에서 날아오는 답변은 이렇습니다. 우리 정부에다 사전통보했다. 사전통보 했습니까?

◆ 김민석> 중국이 발표하기 30분 전에 통보를 해 왔는데...

◇ 김현정> 아니, 하루 전도 아니고 30분 전에요?

◆ 김민석> 네. 이것은 사전통보의 대상이 아니고 사전협의를 해야 되는 대상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입장인 것입니다.

◇ 김현정> 그 사전통보, 30분 전 통보 왔을 때 강하게 바로 항의하셨습니까?

◆ 김민석> 우리들도 이 내용이 무엇인지 판단을 해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이게 느닷없이 온 사전통보인가요? 전혀 감지도 못하셨어요?

◆ 김민석> 그런 분위기는 있었습니다마는 그래도 실행하는 것은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분위기는 감지했지만 정말로 그렇게 할 줄은 몰랐다?

◆ 김민석> 그렇습니다. 그거는 중국이 발표를 해야만 저희들이 확인할 수 있는 거여서 그런 문제로 인해서 어제 우리 국방부는 중국 무관을 불러서 이런 점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분위기를 감지했을 때 좀 미리 그쪽에 보내서 이런이런 분위기가, 지금 소문이 들리는데 이렇게 하지 말고 우리와 사전에 협상을 하고 조정을 해야 된다라고 입장 표시를 하지 그러셨어요.

◆ 김민석> 그건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럴 사안이 아닌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공식통보를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상황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 아닙니까, 외교적으로 풀기가?

◆ 김민석> 협의를 해야 되는 쪽은 중국이 먼저 협의 제의를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물론 절차상 그게 맞는 겁니다마는 지금 중국이 그렇게 예의를 차리면서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말입니다?

◆ 김민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공식 발표하기 전에 물밑접촉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이런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대변인님.

◆ 김민석> 그런 분위기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수준에 대해서는 파악을 하기 어렵고요.

◇ 김현정> 그럼 지금 중국 외교부에서는 충분한 이해와 협조를 희망한다, 이런 얘기를 해 왔는데. 이해와 협조라는 게 이제 와서 무슨 얘기일까요?

◆ 김민석> 중국이 발표한, 설정한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을 대한민국 정부가 인정해 달라, 그런 말씀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인정해 달라. 우리에게 양보해 달라 이겁니까?

◆ 김민석> 일종에 그렇게도 볼 수 있고요. 하지만 이런 것은 국제관례상 맞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수용하기 어렵다, 인정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앞으로 대응은 반드시 사수입니까? 아니면 혹시 공유입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민석> 오는 28일날 한중 국방차관급 전략대화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개최가 되는데 여기에서 이 문제를 가지고 의논을 하자. 그런 제안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때 논의할 때 어떻게 논의할 건지 방침은 정하셨을 것 같은데 공유까지 인정하는 카드도 있는 겁니까?

◆ 김민석> 그 협상 내용은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하고요. 일단은 인정하지 않는 걸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공유도 아니고 반드시 우리 원래 것을 사수하겠다 이런 입장. 알겠습니다. 국방부의 김민석 대변인 만나고 있습니다. 방공식별구역 카디즈 얘기 나온 김에 이어도 얘기도 해 보죠.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땅, 우리 땅 이어도인데. 이번에 방공식별구역 얘기 나오면서 새롭게 드러난 사실이 이어도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이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가 이어도 상공구역 지날 때는 일본에 지금 통보하고 다닌다. 이게 사실인가요?

◆ 김민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 김민석> 이어도는 지금 한일 간의 방공식별구역은 6.25전쟁 때에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일본 공역과 한국의 공역을 구분해 놨습니다. 그때는 이어도의 존재를 몰랐을 때죠.

◇ 김현정> 이어도의 존재를 모를 때, 지도에 이어도 없을 때?

◆ 김민석> 네, 그렇습니다. 60년 전에는 이어도라는 걸 잘 몰랐죠. 그래서 일단 작전의 편의성에 의해서 그 선을 그어놨습니다. 그게 상당기간 고착돼 왔죠. 저희들은 1963년도부터 한 10여 차례에 걸쳐서 이어도와 관련해서, 꼭 이어도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어떤 작전상의 이유로 구역을 이어도 부근으로 확장하자라고 일본측에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그랬으나 그게 잘 되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다시 어떻게 이번에 중국하고 얘기 나온 김에 조정해 볼 수는 없는 건가요, 일본하고는?

◆ 김민석> 그렇지만 이어도는 대한민국 군의 작전구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의 해상 공중작전은 저희 한국군이 할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어도 구역은 한국이 관할하고 있는, 실질적으로 관할하고 있는 구역이기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는 그냥 사전통보만 30분 전에 하면 되고 있어서 그 문제를 가지고 한 번도 한일 간에 다툰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기는 한데요. 지금 말씀하시듯이 실질적으로 우리의 관할 구역이고 우리 군이 거기를 다스리고 있는데 출동하기 30분 전에는 일본한테 통보를 해야 된다는 게... 이게 말을 듣다 보면 참 모순됩니다.

◆ 김민석> 당시에 긋기를 잘못 그은 것 같은데요. 그게 현실적으로 바로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서 우리 정부는 그래서 그 부분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군으로서도 참 답답한 노릇이겠습니다.

◆ 김민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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