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대학에서 학업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학생은 중국, 인도, 한국에 이어 4번째로 많은 4만4천566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11년에 비해 30%나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사우디아라비아 유학생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미국에 유학오는 사우디아라비아 학생은 2001년 9·11 테러 여파로 크게 위축됐다가 2005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5년 즉위한 압둘라 국왕의 강력한 해외 유학 권장 정책 덕을 봤다.
압둘라 왕은 현대화를 하려면 과학교육과 해외 유학이 필요하다면서 국비 장학생 제도를 도입했다.
이전에는 부유층 자녀만 해외 유학을 할 수 있었지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유학 경비를 대주는 국비 장학생 제도 덕에 중산층 학생도 미국 유학이 가능해졌다.
자녀 54명 가운데 25%를 해외 대학에서 공부시킨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였다.
림 알라타스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인지과학을 공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인지과학을 제대로 공부할만한 대학이 없다.
미국 유학을 원했지만 항공 엔지니어인 아버지의 수입으로는 엄두도 못내던 그녀는 국비 장학생에 선발되면서 꿈을 이뤘다.
알라타스의 친구 노라 이슬람이 다니는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는 2010년 8명이던 사우디아라비아 학생이 지금은 23명이다.
USC에는 172명의 사우디아라비아 학생이 재학 중이다. 2007년보다 다섯배 늘어난 것이다.
미국 국제교육연구소 페기 블루멘털 연구위원 "급속한 경제 발전을 꾀하는 중진국의 경우 국내에서 고등 교육을 제공할 대학이 충분치 않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여학생은 반드시 남자 친척이 동행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그리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 학생들의 미국 생활은 쉽지 않다. 미국 문화가 자라온 문화와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공부하는 할라 알하사미는 풋볼 경기에 열광하는 동급생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여학생들은 운전을 할 수 없어 더 불편하다.
할라는 졸업하면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청년들에게 더 개방되고 독립된 사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