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문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정보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 4월 9일 저녁 9시 40분쯤 같은 연구원의 조모(48) 교수 등 9명과 함께 일반음식점 허가를 받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A업소에서 40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A업소는 미성년자를 유흥접객원으로 쓰다 적발된 바 있어, 일반음식점으로 거짓 등록한 유흥업소에서 문 후보자가 향응을 즐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문 후보자는 지난 24일 해명자료를 내고 "해당 업소는 유흥업소가 아닌 일반 레스토랑"이라며 "연구진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자가 저녁만 먹은 레스토랑이라고 밝힌 문제의 A업소는 아직도 삼성동 선릉 뒤편 골목에 그대로 남아있다.
다만 주인이 바뀌면서 현재 B업소로 상호를 바꾼 상태로, 얼핏 보기엔 오피스텔이 즐비한 강남 번화가의 뒷골목에 있는 평범한 식당으로 보인다.
하지만 25일 찾은 B업소 일대에는 십여 개의 업소들이 업소명 아래에 '유흥주점'이라고 작게 표시한 채 은밀한 밤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언론을 통해 당시 A업소의 사장이 함께 운영한 유흥주점으로 지목된 C유흥업소도 바로 옆 건물에 나란히 입점해 있었다.
A업소가 입점했던 건물 한 관계자는 "6~7년쯤 전에는 C유흥업소 사장이 A업소를 함께 운영했다"며 "그 뒤로는 C유흥업소 사장이 A업소를 팔아 주인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A업소는 일반 레스토랑으로 연구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을 뿐"이라는 문 후보자의 해명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관계자는 "주변에서 보기에 아예 영업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식당으로 내놓았다지만 손님이 전혀 들지 않아 몇 년 전부터 비워진 상태"라고 밝혔다.
주변 가게 주인들도 "통상 식당이나 술집으로 영업한다면 사람이 오갈법도 한데 사람이 왕래한 기억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유흥업소는 다른 데 위치한 가운데 카드 결제시엔 '일반 음식점'으로 등록된 A업소의 명의만 이용한 게 아니냔 것이다.
실제 C업소의 현관문은 고장 난 채 잠기지도 않아 먼지가 잔뜩 낀 지하문만 굳게 잠겨 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온갖 전단과 각종 요금고지서가 잔뜩 쌓여있었고, 건물 입구의 입간판에는 C업소가 주인을 바꾸기 전 이름인 A업소 이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에 대해 과거 A업소를 단속한 경찰 관계자는 "실제 2009년 단속 당시 A업소는 일반 레스토랑 영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업소는 문 후보자가 찾은 직후인 지난 2009년 5월과 12월 두 차례 유흥접객행위로 단속돼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주변 유흥업소에 자리가 없으면 A업소처럼 미리 비워둔 장소로 손님을 보내는 건 강남 일대 유흥업소의 흔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주변 관계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보기에 A업소가 버려진 가게로 보였겠지만 필요할 때에만 손님을 보내기 때문에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아 일반인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흥업주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한 가게에서 카드로 계산하면 세금이 절감돼 이익"이라며 "손님 역시 유흥업소가 영수증에 찍히지 않아 부담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 후보자에 대해 "취소할 정도의 흠결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